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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흠집” 최소화 고심/잇단 인사잡음… 청와대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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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개혁의지 찬물 끼얹을까 우려/기득권층 반발 단호대처 입장
청와대는 잇따른 인사잡음으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정책과 노선이 엉뚱하게 「변질」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가득차 있다.
이는 일련의 상황이 고위공직자 개개인에 대한 문제제기차원을 넘어 기득권층의 조직적 반발의 측면이 강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조기진화가 급선무라고 판단,4일 김상철서울시장 사표수리­박희태법무장관 불문방침을 세워 인사파문을 가라앉히는 한편 개혁정책의 과감한 추진과 도전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처 의지를 밝혔다.
○…김영삼대통령과 청와대측은 전병민정책수석비서관 내정취소 파동이라는 티가 있기는 했지만 조각 등 고위직 인선에 대한 호의적 여론반응과 인선과정의 보안유지 등으로 매우 흡족해 해왔다.
그러나 2,3일 박 장관·김 시장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청와대는 아연 긴장,다소 허둥대는 분위기로 반전.
김 대통령은 박 장관의 딸이 우리 국적을 포기하고 대학에 편법으로 입학했다는 보고에 「충격」을 받았으나 그에 대한 각별한 신임때문에 고심했음이 3일의 청와대표정에서 잘 드러났다.
○충격→당황 못감춰
김 대통령의 과천경제장관회의와 군수뇌부 접견에 배석했던 이경재대변인은 이날 오후 『김 대통령이 박 장관에 대해서는 일절 말씀이 없었고 김 시장건에 대해 약간의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한 수석비서관이 이날 오전 『김 대통령이 박관용비서실장에게 박장관 건에 대한 진상을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경제장관회의가 끝난뒤 무슨 일이 있지 않겠느냐』고 한 말 자체를 부인하면서 분위기 진정에 진력했다.
그러나 김 시장의 그린벨트 형질변경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김영삼정부인사 전체에 대한 시비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김 대통령은 김 시장의 「처리」쪽으로 방향을 바로 잡았다.
그러나 박 장관의 경우는 위법성이 있는 김 시장 건과는 다르다며 차별성을 강조,박 장관 구제가능성을 시사했고 4일 이 기조에서 전격 조처했다.
○“박 장관은 다르다”
○…김 대통령은 더이상의 인사파문을 막기 위해 공직사회 정화는 강력히 추진하되 부정부패 척결은 미래지향적인 것임을 강조.
여기에는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이러다가는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중도 하차하게 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측은 신임장관·청와대수석들의 「전비」에 대한 일련의 소문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반개혁세력을 고무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김 대통령이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은 또 현재의 인사파동이 인사자료나 중론보다는 자신의 직감에 의존하고 보안유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데 기인한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인사에서는 인사위원회의 검증을 받도록 했다.<김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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