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적은 내부 부정부패/김 대통령 3·1절 기념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내가 이 싸움에 앞장 서겠다”
김영삼대통령은 1일 지금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은 내부의 부정부패라고 단정,대통령 스스로 이 싸움에 앞장설 것을 선언했다.<관계기사 5면>
김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겨레를 불행에 빠뜨린 가장 무서운 적은 언제나 내부에 있었으며 지금 우리는 그 내부의 적과 대결하고 있다』고 지적,『나는 대통령으로서 이 싸움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어느틈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그보다 더 무서운 부패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말하고 『나태와 과소비,권리라는 이름으로 위장된 온갖 이기주의,이러한 병균이 불러들인 한국병이 겨레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가 창조할 신한국의 모습을 자유와 번영,도덕과 정의가 넘쳐 흐르는 나라라고 제시하고 『신한국 건설을 위해 우리에겐 용기와 헌신이 필요하며 기꺼이 땀을 흘리기 위해서는 사회가 정의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를 부패와 나태로 이끌고 있는 내부의 부정적 요인과 싸워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김 대통령은 『사회가 맑아지기 위해서는 위에서부터 맑은 물이 흘러 내려야 하겠지만 국민 모두가 위·아래를 탓하지 않고 자신부터 바로 잡아나가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결코 개혁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선열들의 숭고한 피에 개혁하는 용기와 재창조를 위한 헌신의 땀방울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고 『21세기가 우리 겨레에게 어떤 세기가 될 것인가는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30여년의 끈질긴 민주화투쟁으로 마침내 진정한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지만 이 나라는 지금 선열들이 생각하던 도의가 꽃피는 나라는 분명히 아니다』고 전제,『순국 선열과 민주투사들에게 신한국 창조의 굳은 결의를 바치자』고 다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