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잘알아 업무공백 없을듯/새정부 조각 경제부처 등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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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물망에 오르던 인물 대부분 비껴가 “의외”
새정부의 조각이 발표된 뒤 경제부처는 5,6공의 전직장관이 모두 배제된데다 그동안 물망에 오르내리던 인사가 거의 비껴나가 매우 뜻밖이라는 표정.
그러나 신임장관들이 거의 소관부처를 거친 사실상의 「토박이」들인데다 나머지 일부도 직간접으로 소속부처와 연관을 맺던 사람들이어서 정책과 업무의 계속성은 잘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이경식부총리의 등장을 「의외」로 받아들이면서도 이미 70년대초 기획국장을 지낸 대선배의 환향이라는데서 다소 어려워하는 분위기.
그러나 이 부총리가 기획원을 떠난 뒤에도 청와대경제수석,기업 등에 두루 몸담아와 원만한 인사에 합리적 성격이어서 경제팀의 조화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부총리의 「청렴·강직」은 외부에도 잘 알려져 이번 발탁에서 이것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수성」을 혁파하기 위한 기획원 출신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등의 소문에 불안해하던 재무부는 재무부 출신으로 상하가 두루 원만한 홍재형 외환은행장이 장관으로 임명되자 재무부의 맥을 잇게 되었다고 환영일색.
홍 장관은 특히 재무부의 주류인 이재·증권라인에서는 한번도 일한 적이 없는 외환·국제금융·관세통이어서 재무부 직원들은 「비주류」의 장관취임이 전체적인 사기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이밖에 농림수산·상공자원·건설부도 부처행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맡게 됐다는데서 기대들이 큰 분위기.
허신행장관의 경우 농업의 이론과 현실에 밝아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앞두고 어려운 농정의 조타수 역할을 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국내에선 몇안되는 통상전문가로 꼽히는 김철수장관도 불붙은 「무역전쟁」을 위해선 잘된 인사라는 평.
○…주요그룹들은 김영삼대통령의 조각에 대해 일단 『참신한 인사』라고 환영하고 『경제장관들은 모두 경제행정 경험을 가지고 있어 개혁의지와 실무경험을 조화시킨 조각』이라고 긍정 평가.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내각 전반적으로는 실무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게 아니냐』『비경제부처에 개혁지향색채가 짙은 것 같다』며 내심 긴장.
따라서 지금까지 개각발표만 나면 『환영한다』는 일색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온 대기업들도 이번에는 『얼떨떨하니 시간을 좀 더 달라』며 특히 이경식부총리의 발탁배경을 규명하려고 언론사 등 여기저기에 수소문하느라 부산.
그러나 이 신임부총리가 85년부터 대우자동차·통신사장으로 몸담은 바 있는 대우그룹은 조용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심으로는 희색이 역력.
○…반면 중소기업계는 중소기협중앙회가 개각발표 20분만에 『적극 환영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
중소기업계에선 그동안 정부의 경제개혁이 구호로만 끝나지 않을까 우려해 왔으나 이번 인사가 무엇보다도 「회전문」처럼 낯익은 장관들끼리의 자리바꿈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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