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출신 주철환 교수 '거울과 나침반' 책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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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주철환 교수(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는 50세(1955년생)를 목전에 두고 있건만 언제 봐도 청년의 모습이다. 하얗고 가지런한 이를 내비치며 항상 웃는 그를 보면 운동과 다이어트만이 젊음의 비결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꿈꾸는 삶, 즐거움이 무엇인지 아는 삶은 생물학적인 연령을 비웃고 거스르는 법이다.

그는 MBC에서 17년간 프로듀서를 지냈다. '퀴즈 아카데미''우정의 무대''일요일 일요일 밤에''TV 청년내각'…. 하나같이 진부하고 상투적인 틀을 벗고 새롭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프로그램들이었다. TV를 바보상자니 암(癌)적인 존재니 하면 비웃는 이들도 그가 내놓는 프로그램에는 군말을 달기가 쉽지 않았다.

2000년 3월부터 강단에 선 그는 이후 '방송을 아는 방송 비판자'의 역할을 자임해왔다. 이번 '거울과 나침반'(출판사 사람인)은 그런 활동의 한 결실이다.

TV에 관한 60편의 글을 모은 이 책에서 그는 현재 한국 TV가 앓는 병은 과도한 경쟁에서 나온다고 지적한다. 그는 방송 종사자들에게 경쟁을 즐기되 페어플레이 정신(공정함)을 잃지 말라고 강조한다. 남이 힘들게 만든 프로그램을 베끼거나 무임승차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단맛만 아는 TV에 소금을 뿌리는 역할을 시청자에게 기대한다.

TV가 건강해야 세상이 건강해진다는 게 주교수의 지론이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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