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교과서로영어따라잡기] ②교과서 선택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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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교과서 전문서점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는 현지숙(27·여)씨가 학부모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서점을 찾아 눈으로 보아도 내 아이에게 맞는 미국 교과서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미국 교과서로 영어교육을 하고 있는 전문가도 선택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선택의 폭이 넓은 문제도 있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에게 맞춰진 책을 영어가 외국어인 아이에게 맞춰 골라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다. 교과서를 선택할 때 참고가 될 몇 가지를 소개한다.

 ◆신개념의 교과서를 택한다=미국은 2002년 시행된 새로운 교육법령(‘No Child Left Behind’ Act)에 따라 학교 교육이 변화되고 있다. 학력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의 법률이지만 영어학습 측면에도 변화가 있다. 읽기(Reading)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법률은 ‘모든 아이들이 3학년 말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읽고 쓰는 능력을 초등단계에서 강화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교과서가 나오고 있다. 새로 출판된 교과서는 통합교과(Cross-Curricular Study)개념이 적용되었고 내용도 다양해졌다. 변화하는 시대상황이 반영된 만큼 신개념의 교과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출판된 교과서는 이러한 개념이 적용돼 있다.

 ◆미국 국어교과서를 우선한다 =권(초등 6년)군은 미국의 세계사 교과서로 영어를 공부한 지 두 달 만에 포기해 버렸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지만 너무 부담이 되었어요, 새로운 용어도 많고….” 이처럼 과목 지식과 영어학습을 병행하려는 욕심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영어학습 목적이 먼저라면 지나치게 내용학습을 욕심낼 필요가 없다. 우리의 국어교과서에 해당하는 과목(Language Arts, Literacy 또는 Reading)을 우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국 국어교과서는 3학년까지 ‘읽기를 배우는 과정’에, 4학년 이후는 ‘배우기 위해 읽는 과정’에 해당한다. 피닉스(Phonics) 초보 단계부터 학년별로 다양한 수준의 교과서가 나와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국어교과서라고 해서 문학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Reading교과서는 사회과목(Social studies)과 과학(Science)과목의 내용이 포함돼 있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비중도 높아진다. 국어교과서라기보다는 ‘독서 기반의 통합논술’ 교과서에 가깝게 제작되고 있다.

 

◆실력에 맞게 선택한다= 미국 4학년 교과서의 영어수준은 한국의 중학교 3학년 영어 수준에 해당한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영어권 국가에서 거주한 경험이 없는 학생이 같은 학년의 교과서를 학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학을 다니면서 타임지로 영어학습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어렵다고 영어실력이 빨리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원서일수록 쉬운 것부터 시작해 단계를 높여 가는 것이 좋다. 교과서를 구입하기에 앞서 자녀의 영어실력이 미국 교과서 기준 몇 학년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판단하는 데 미국의 교육당국이 정하는 표준(Content Standard)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이 기준에 맞춰 교과서가 제작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수준을 알아보려면 미국 교과서로 학습하는 체계를 갖춘 학원을 찾아 레벨테스트를 받아보면 된다.

 
◆많이 팔리는 교재를 택한다=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또 잘 팔리는 교과서들은 대형 출판사에서 제대로 제작돼 품질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다. 다만 출판사별로 특색이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선일 중앙일보에듀라인 세종어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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