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의원 4만6331명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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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들을 상대로 한)여론조사 때 지지 후보를 밝히지 말라고 해야겠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6일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캠프마다 여론조사를 내걸고 대의원들을 상대로 치열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다. 각 캠프에선 대의원 여론조사를 통해 지구당 위원장의 성향은 물론 '충성도'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 편에 서 있는 위원장의 지역이라고 해도 여론조사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더 열심히 뛰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심(黨心)을 잡기 위해 빅2(이명박.박근혜)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현장의 모습이다.

대의원은 전체 선거인단의 20%(4만6331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투표율도 높고 열성적이다. 각 캠프에서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전체 선거인단 중 30%는 당원, 30%는 국민선거인단, 20%는 여론조사결과를 각각 반영한다.

당에선 12일께 대의원 명단을 확정한다. 각 캠프에선 몇 군데가 빠진 상태의 불완전한 명단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당이 공식적으로 넘겨주는 20일 오후 7시까지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무처 관계자는 "양쪽에서 먼저 달라고 난리"라고 전했다.

캠프에선 자파 의원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대의원 명부의 3분의 2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두 캠프는 대의원 명단을 토대로 230개 지역구 중 30여 곳을 중립으로 보았다. 나머지 200여 곳을 놓고 이 후보 측은 130여 곳, 박 후보 측은 110여 곳을 자신의 우세 지역으로 평가했다. 지지율에 대해선 이 후보 측이 "전체 흐름을 보기는 어렵지만 일반 여론조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대략 13~15%포인트 앞선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우리가 7~8%포인트 더 높다"고 주장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이 후보가 우세라는 데 양측의 이견이 없다. 다만 격차 범위를 두고선 "7대 3이다"(이 후보 측), "10%포인트 차이일 뿐"(박 후보 측)이라고 주장이 엇갈린다. 충청권에선 박 후보가 앞섰다고 한다.

그러나 영남과 경기.인천 지역을 보는 시각엔 차이가 크다. 이 후보 측은 "대구.경북(TK) 지역이 최근 열세로 돌아선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경남(PK) 지역에 대해선 "우리가 우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TK.PK 지역 모두 우리가 우세하다"고 반박했다. 경기.인천에 대해서도 양쪽 모두 우세를 주장한다.

고정애.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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