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업자들 입찰부정/10개사 담합낙찰뒤 돈 주고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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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잘봐달라며 한전직원에도 돈줘
경찰청 수사2과는 4일 한전공사 입찰을 둘러싸고 입찰업체끼리 담합,공사를 따낸뒤 낙찰에 제외되는 업체에 1억2천만원의 무마비를 제공한 혐의(입찰방해)로 유영상사 대표 정호현씨(5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삼성전기산업 대표 박원석씨(55) 등 낙찰업체 대표 3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정씨 등으로부터 낙찰예정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입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2천만원씩의 사례비(속칭 떡값)를 받은 혐의(입찰 방해)로 양지종합전설 대표 윤덕길씨(49) 등 업자 5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대한전설 대표 이춘성씨(47) 등 2명을 수배했다.
구속영장이 신청된 정씨와 수배된 박씨 등 전기공사업자 4명은 지난해 12월22일 한전 서울서부지점이 시행한 고압 외선공사인 93년 단가계약공사(계약금액 28억7천만원)에 담합낙찰키로 합의하고 3천만원씩 매수자금을 갹출,입찰에 응한 10개 업체중 윤씨 등 6명에게 고액입찰을 조건으로 2천만원씩 건네주고 공사를 공동으로 따낸 혐의다.
경찰은 이와 함께 낙찰회사인 삼성전기산업측으로부터 공사설계·감독을 잘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2천80만원을 받은 한전 서울 서부지점 공사설계담당 엄재환씨(41)에 대해 배임수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은 이번 공사에 낙찰된 업체들이 최근 10년동안 한전 서울서부지점에서 발주한 전기공사를 독점해온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업체들이 입찰과정에서 공사예정가격을 사전에 알아낸 점을 중시,한전 관계자들과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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