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사이드호텔 5차례 유찰로 값 뚝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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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근저당 후순위채권자 빌려준 돈 일부 떼일판
부도기업의 주인은 내놓은 자기회사를 다시 사들일만큼 건재한데 채권자들은 큰돈을 떼이고도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봐야할까. 부도가 난 리버사이드호텔은 최근 경매를 통해 김동섭 전대표의 친누나 김동숙씨가 운영하는 호성전자에 넘어갔으나 실제는 호텔의 실소유주이자 두사람의 어머니인 박예준씨가 도로 인수하는 것으로 밝혀지자 채권자들은 불만과 허탈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리버사이드호텔에 돈을 빌려준 조흥은행·충북투금·고려증권 등 7명 채권자들이 법원에 설정해놓은 근저당은 6백80억원이나 근저당은 채권이자 등을 고려,높이 설정해두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실제 채무는 이보다 적은 4백70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텔건물의 감정가격이 6백6억원이어서 당초는 이 빚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지만 문제는 경매가 다섯차례나 유찰되면서 가격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져 생겨났다. 일단 경락가격 3백15억원과의 차액인 1백55억원은 받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들은 3백15억원을 근저당권 순위에 따라 차례로 분배하고 이 금액밖의 후순위 빚은 포기해야할 판이다.
채권자중 최우선순위인 조흥은행은 꿔준 돈 1백20억원을 온전히 다 받아낼 수 있어 여유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순위가 밀리는 충북투금과 고려증권은 채권일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어 한숨짓고 있다.
결국 이 호텔은 집안끼리 사고팔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채권자들이 나머지 돈을 찾자면 호텔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하나 법인의 재산은 이미 바닥나서 실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인수하는 형태를 취하면 기존 법인의 빚은 전혀 승계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들 금융기관들은 받지 못하는 돈을 손비처리해야 하지만 그러려면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다. 결국 리버사이드호텔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기에 나서겠지만 채권자들은 손실을 보전할길이 없는 것이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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