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총선] 각 당 전략과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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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총선의 해다. 오는 4월 15일 실시될 17대 총선 결과는 국가의 진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정치엔 변화의 바람이 불 게 틀림없다. 그로 인해 경제.사회 등 각 부문도 영향받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승패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이번 총선에는 盧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담겨 있다. 盧대통령의 공과(功過)는 유권자의 표와 각 정당의 의석수로 계량화될 것이다. 盧대통령이 총선구도를 자신과 열린우리당 대(對) 한나라당의 대결로 설정하는 등 총선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엄청난 금액의 불법대선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난 한나라당, 졸지에 야당 신세가 된 민주당에 대한 표심(票心)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이다.각 정당의 운명, 盧대통령과 여야 수뇌부의 정치생명이 총선결과에 따라 사뭇 달라질 것임은 틀림없다.

16대 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원내 제1당이 목표다. 최병렬 대표는 그걸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2002년 대선의 좌절을 극복하고 불법 대선자금의 멍에를 적어도 정치적으론 벗어던져 버리게 된다.

반면 盧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엔 혹독한 고난과 시련의 시기가 도래한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盧대통령을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정국 주도능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국정운영도 비틀거릴 것이다. 야권에선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킬 개헌카드를 꺼내들며 盧대통령을 궁지로 몰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승리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盧대통령에겐 힘이 붙게 된다. 여권 내에선 민주당을 흡수하려는 시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갈등과 분열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현재 의석을 지키거나 그 이상의 승리를 거두면 상황이 묘해진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흡수통합을 통해 강력한 여당으로의 복귀를 노리거나, 한나라당과 盧대통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려할 가능성이 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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