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공습 단행/미사일기지 8곳 폭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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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영·불기 포함 전폭기 백10대 출격/이라크 “유엔요구 수용”… 화·전작전/이라크군 등 4명 사망
【워싱턴 AP·로이터·AFP·연합=외신종합】 걸프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영국·프랑스 연합군이 13일 저녁(이라크 현지시간·한국시간 14일 새벽) 전폭기 1백10대를 동원,이라크 미사일기지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가해 걸프전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응징했다.
연합군 전폭기들은 이날 오후 6시를 전후해 걸프해의 키티호크 항공모함과 사우디아라비아 기지에서 출격,이라크 남부의 8개 미사일 포대와 레이다기지를 집중 공격한뒤 귀환했다.
미 국방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레이다망을 피할 수 있는 F­117스텔스 전폭기가 선두에서 이라크의 레이다망을 파괴하고 뒤이어 다른 전폭기들이 미사일 포대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날 저녁 6시30분(한국시간 14일 0시30분)쯤부터 4시간에 걸쳐 계속됐다.<관계기사 3,4,5,6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연합군의 공습이 완료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연합군이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결의안을 지키도록 만들 것이라고 한 말은 진심』이라고 말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연합군 전폭기들이 13일 오후 1시15분(미국 동부시간·이라크 오후 9시15분·한국 14일 새벽 3시15분)쯤 이라크의 지대공 미사일과 관련시설들을 공격했다』면서 『초기정보에 따르면 임무는 완수됐다』고 밝혔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전국에 방영된 TV방송을 통해 제2성전을 선포,이라크군에 반격을 명령했다.
이번 작전에서 이라크 남부의 미사일 기지와 지휘센터들이 심각한 피해를 받았으나 연합군의 피해는 전혀 없었다. 연합군 공습으로 이라크측에서는 군인·민간인 등 모두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고 이라크 바그다드 국영방송이 14일 보도했다.
피츠워터대변인은 부시대통령이 쿠웨이트를 다시 합병하려는 이라크의 위협에 대비,쿠웨이트에 1개대대 규모의 기동타격대를 파견토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연합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유엔 주재 이라크대사를 통해 ▲이라크가 금지시킨 유엔항공기의 착륙을 허용하고 ▲쿠웨이트 접경 비무장지대 무단침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유엔에 통보,연합군의 압력에 굴복하는듯한 자세를 보이는 등 화·전 양면작전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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