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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FTA 시위 … 또 퇴근길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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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로 도심 곳곳이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시위대와 경찰, 퇴근길 차량이 도로 한가운데 뒤섞여 퇴근길 도심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도로에 갇힌 운전자들은 시위대를 향해 소리 지르거나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 왕복 10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범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학생 등 1만2000여 명이 참가했다. 범국본 측은 당초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불법 과격시위가 우려된다'며 금지 통고를 내리자 장소를 옮겨 불법 집회를 강행했다.

시위대는 오후 6시30분쯤 본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로 가려 했지만 경찰이 가로막자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곳곳으로 흩어져 "한.미 FTA 폐지하고 노무현 정권 타도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도로 점거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종로2가, 시청, 사직터널의 도로가 두 시간 가까이 사실상 통제됐다. 을지로에서부터 서대문까지 도심의 전 도로가 4시간 넘게 심한 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43개 중대, 1만5000여 명의 경찰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하지만 "불법 집회이니 해산하라"는 경고방송만 할 뿐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엔 속수무책이었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집회 광경을 사진으로 찍던 사복 차림 경관 1명과 시비를 벌이다 카메라를 뺏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전경의 방패에 맞은 뒤 멱살을 잡고 주먹다짐을 벌였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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