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짜맞춘 수사…검찰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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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검찰의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30일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병완 홍보수석은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프로크루스테스(나그네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잘라서, 짧으면 늘여서 죽였던 그리스로마 신화의 도둑)의 침대에 뉘어놓고 사지를 맞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민정수석도 "일부 내용은 검찰이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 억지로 형평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수사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또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만 확정될 피의사실을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발표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인사권자인 청와대가 검찰 수사 발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文수석은 강금원 회장이 이기명씨의 용인 땅을 사줬던 사건과 관련, "검찰이 이를 '매매형식을 빌린 무상대여'로 발표한 것은 의문"이라며 "돈의 지원에 주목적이 있었더라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돈을 돌려받지 못해도 땅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고 했다.

李수석은 "온(세상) 사람이 온(갖가지) 말을 해도 한나라당은 입을 열 수 없고 정치권도 말조심 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거짓말로 단정하는 일부 언론도 글조심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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