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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황 계속 주시”/시간대별로 재구성 해본 이라크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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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전직 국무회동 “무력사용 지지”/영,이라크 미사일 철수에도 불구 “못믿겠다”/EC,비행금지구역 침범 “유엔에 대한 배전”
이라크가 남부지역에 배치된 지대공미사일 철수를 강력히 거부함으로써 제2의 걸프전 발발까지 예상됐던 이 지역의 긴장은 미·영·불·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공격 최후통첩 시한인 9일 오전 7시30분(한국시간·이하 한국시간)쯤 이라크측이 미사일 이동을 실시함에 따라 일단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대이라크 압력의 주도국인 미국은 아직까지 미사일의 이동방향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있다.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갔던 걸프해역의 긴장상황을 시간별로 간추린다.
○…8일 오전 니자르 함둔 주유엔 이라크대사는 유엔본부에서 미·영·불·러시아 등 4개국 대사들과 만나 서방의 최후통첩에 대한 이라크측의 공식답변을 전달했다.
그는 회동후 기자들과 만나 남부비행금지구역 설정 이전에 이라크는 이미 대공망을 구축해놓고 있었다면서 이라크가 자국내에서 각종 물자를 이동시키는 문제와 관련된 주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최후통첩 거부를 시사했다.
한편 자이드 하이다르 주EC 이라크대사는 『남부 비행금지 구역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이 지역에 대한 이라크항공기의 계속 비행을 선언했다.
○…각국 지도자들은 이라크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즉각 강도 높게 경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빌 클린턴 차기 미 대통령 및 미 의회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이라크에 대한 초강경 응징을 다짐한 가운데 영국·프랑스·터키 등도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서방이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군사행동 가능성에 경고했다.
○…이라크가 8일 낮 비상각의를 소집 『이라크의 미사일 진지가 공격받을 경우 즉각 응사할 것』이라는 결의를 하자 걸프 주둔 미군은 작전준비 태세를 강화했다.
브루스 콜 미 해군대변인은 『최후통첩의 실효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군사조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났음을 시사.
○…9일 자정 부시 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소집. 콜린 파월합참의장 등 고위안보 보좌관들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대이라크 응징문제를 논의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 자리에서 최후통첩 만료후,즉각 군사보복 작전을 수행키로 결정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어 미 중앙정보국(CIA)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이라크 응징의지를 재천명 했으나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는 『미국이 결코 이라크를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유화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크가 우리의 입장을 알고있기 때문에 그들의 향후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애써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로저스·조지 슐츠·에드먼드 머스키 등 전직 미 국무장관 3명은 8일 현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해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천명.
이들은 빌 클린턴 차기 미 대통령 행정부가 당면한 외교정책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이날 열린 토론회 석상에서 『후세인이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데 필요하다면 정부가 군사행동을 취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로저스),『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한 우리가 이를 준수하도록 강요해야 할 것』(슐츠),『(무력사용에 대해)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머스키) 등 강경일색의 대이라크 응징 지지발언을 했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는 8일 대이라크 최후통첩 시한이 점차 다가오는 위기상황에서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평소 시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국제석유시장 관계자들은 걸프지역 위기가 그렇지 않아도 과잉공급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를 더욱 큰폭으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긴 하지만 수요와 공급에는 큰 영향을 주지못해 유가의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공동체(EC)는 8일 이라크에 대해 남부 비행금지구역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
EC는 이날 12개 회원국 공동성명에서 이라크를 규탄하면서 『EC와 그 회원국들은 이라크에 대해 비행금지구역 위반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C는 또 『비행금지구역의 수시침범과 직근지역 지대공미사일 배치는 유엔안보리 결의 관련사항 이행노력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고있어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의 미사일 철수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아직도 이라크를 믿지 못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존 메이저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9일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측의 입장에 덧붙일 말은 없다』고 말했다.<외신종합>
◎이라크사태 일지
▲90년 8월2일 이라크 쿠웨이트 침공
▲91년 1월17일 걸프전 발발
▲3월2일 걸프전 종전,북부에 「비행금지구역」설치
▲3월 남부 시아파 회교도 반후세인 폭동
북부 쿠르드족 북부지역 대부분 장악 하순께 정부군 남부 폭동 진압,쿠르드 거점 재탈환
사둔 하마디 시아파지도자 총리 임명
▲92년 3월2일 정부군 시아파회교도와 쿠르드족에 대대적 공세
3월 남부지역에 정부군 대대적 폭격
▲6월1일 이라크,유엔확정 쿠웨이트 국경 거부
▲7월5일 이라크 IAEA 농무부 핵사찰 거부
▲22일 미·영·프랑스 제한공습 경고
▲28일 이라크 핵사찰 수용
▲8월27일 남부 「비행금지구역」설치
▲9월10일 이라크 남부 폭격 중단
▲12월27일 미 공군 이라크 전투기 격추
28일 키티호크 항모 걸프해 재배치
▲93년 1월4일 이라크 대공미사일 배치 6일 미·영·프랑스·러 시아 미사일 철수 최후통첩 전달
8일 이라크 미사일 철수,최후통첩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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