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대변인 맡은 '시골의사' 박경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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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시골의사’라는 필명의 주식 전문가로 더 잘 알려진 외과의사 박경철(42·사진)씨가 28일 정치권 로비 파문을 겪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 새 대변인 겸 공보이사를 맡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2년 앞서 예측하고, 증시가 호황이던 99년에 코스닥 붕괴를 예견하면서 유명인사가 된 그는 안동 신세계연합병원을 맡고 있는 의사이자 방송과 강연을 통해 ‘거품을 걷어낸 재테크’를 끊임없이 주장해온 재야 칼럼니스트다.
최근에는 환자와의 인간적인 만남을 담은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과 투자 철학을 담은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을 연이어 펴내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의 날카로운 분석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10만 의사를 대변하는 공보이사 자리는 신선하면서도 낯선 느낌이다.

그는 “의사협회가 부끄러움을 자성의 계기로 삼고 국민의 좋은 친구이자 꼭 필요한 동반자의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변인을 맡아 안동과 서울을 오가야 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 환자를 돌보는 시간은 어기지 않을 계획이다.

 
박씨는 “모든 힘은 대중에게서 나온다”며 “그간 쟁점이 된 문제는 국민을 상대로 설득했어야 하는데 정치권을 통해 쉽게 해결하려던 게 잘못이었다”고 지적했다.

의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실제 국민을 위해 반대한 일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건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방치해온 결과라고 믿고 있다.

 
그는 대변인을 맡으면서 서울 이촌동 의사협회 건물에 붙은 ‘의료탄압분쇄’ 라는 플래카드부터 없애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는 간절히 원할수록 투쟁보다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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