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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해 바뀌자 “들먹” 당국선 “뒷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음식·커피·목욕료 등 15∼40% 껑충/상하수도·청소·지하철·전화료 등/학원들 수강료는 최고 63%까지/공공요금마저 올라 「불안」 부채질
뛰는 물가를 잡을 방법이 없다.
대선후의 인플레 심리에 연말연시와 정권 교체기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탄 각종 물가안정 억제를 위해 각 시·도는 물가대책 상황실까지 설치,매일 가격동향 점검과 함께 가격감시와 행정지도·단속을 하고 불응업소에 대해선 위생검사와 국세청에 세무입회조사를 의뢰해 인상요금분을 과세자료에 반영토록 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각종 개인 서비스 요금자율화로 행정기관의 지도·단속이 강제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같은 물가 불안은 전국 사립대의 등록금 대폭 인상 움직임에 영향받아 설날을 앞두고 가중되고 있으나 일부 시·도는 일반물가 억제 방침과 달리 상·하수도,청소료 및 행정서비스료를 새해부터 대폭 올렸거나 올릴 방침이어서 스스로 물가인상을 부채질하는데다 정부도 그동안 억제해왔던 철도·지하철 등 교통요금과 전화료 등 공공요금을 연초부터 인상할 것으로 알려져 물가안정대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물가인상 바람=대중음식값을 비롯해 커피,이·미용료,세탁료,숙박료,학원 수강료 등이 대선을 전후해 지역·품목에 따라 최하 10%에서 최고 63%까지 올랐다.
인상폭이 가장 높은 학원 수강료의 경우 서울에서는 대입단과반의 과목당 한달 수강료가 종전 1만9천원에서 2만1천원으로 10.5% 인상됐고 종합반은 새해부터 15%정도,외국어 학원과 주산·속셈·피아노 학원들은 15∼30%까지 이미 인상했거나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새해부터 단과반 수강료가 과목당 지난해 월2만4천5백원에서 3만5천∼4만원으로 최고 63%·최하 42%,피아노학원은 3만5천∼4만3천원에서 4만∼5만원으로 16∼42%나 올랐다.
대중음식값은 춘천에서 갈비탕이 종전 3천5백원에서 4천원으로,광주에서 설렁탕이 3천원에서 3천5백원으로 오르는 등 지역에 따라 평균 15∼20%까지,목욕료는 종전 1천2백∼1천5백원에서 1천5백∼2천원,커피는 7백원에서 8백∼1천2백원으로 뛰었다.
◇겉치레 지도·단속=대구시 송현동 K다방은 커피값을 종전 7백원에서 1천2백원으로 올려받다 지난해 12월 대구시 점검반의 종용으로 7백원으로 내려받다가 다시 올려받고 있다.
대구시 동인동 L목욕탕도 지난해 12월 목욕료를 1천5백원에서 1천9백원으로 올렸다가 역시 물가점검반의 지도로 잠깐 환원시키는 체하다 칫솔·면도기값 명목으로 다시 올린 값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도 이같은 사태가 빚어지자 서울시는 소비자보호단체·일반시민단체 등과 협조,「요금인상업소 이용 안하기」 범시민운동을 벌인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으나 실효는 의문시되고 있다.
◇공과금 인상=서울시는 상·하수도료를 10%,쓰레기 수거료를 2배 정도 올리고 지하철도 현행 1구간 요금을 2백50원에서 3백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을 세우고 중앙정부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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