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직장인 (41)|레크레에이션 지도자 김진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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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크리스마스캐럴이 울리고 세모의 발걸음이 바빠진 요즘 누구보다도 꽉 찬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아마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김진경씨 (30)일 것이다.
84년 경기도 부천공고를 졸업하고 전문대학을 중퇴한 뒤 변변치 직업을 얻지 못하고 전전하던 그가 번쩍 띄는 아이디어에 착안하게 된 것은 지난 85년, 우연치 야외 캠프에서 유치원 어린이들의 재롱잔치를 목격했을 때였다. 「이거다!」싶어 그날부터 레크리에이션이 벌어지는 장소는 빠짐없이 쫓아다녔고 자료를 수집했다. 유명한 선생님이 있는 곳은 밤낮 없이 찾아다녔고 수년동안 선배들을 따라 견습 생활도 거쳤다. 90년7월 서울 용산 효창공원 옆에 사무실 ((702)0237)을 내고 성황을 누리고 있는 지금까지 사부로 모시고 있는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김경호씨도 그때 만났다고 했다.
『레크리에이션 진행을 누구나 쉽게 여기지만 막상 익히기란 쉽지 않아요. 처음엔 잠을 설치기도 했고 밥 먹다가도 동작 연습을 했어요. 이젠 틈틈이 지도자들을 가르칠 수준이지만 아직도 늘 아쉬움이 남는답니다.』
자신의 장기는 팀웍 게임이고 종류만도 수백가지에 이른다고 소개하는 그는 단순히 동작에 그치기보다는 교육적이면서도 의미를 심어주는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성인용 오락보다는 유치원등 천진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작과 용품들을 집중 개발하고 있는 자신으로서는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레크리에이션도 이젠 떳떳하고 전망 있는 직업입니다. 수입도 괜찮은 편이죠. 행사에 따라서는 이벤트와 행사 연출, 기획까지도 맡기도 해요. 좀더 생각하게 하는 동작을 창출, 레크리에이션 수준을 격상시키고 싶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행사에 겹치기 출연을 해야하는 등 눈코 뜰새 없이 하루를 보낸다는 그는 12월에 들어서면서 벌써 20여회를 성황리에 끝냈고 아직도 20여회가 예약돼 있다고 했다. 야유회는 50만∼70만원, 회갑연 진행은 40만∼50만원을 받는다는 그는 평소 한달 수입이 경비를 빼고도 3백만원을 웃돈다고 했다.
『레크리에이션은 오늘날 사회를 기름지게 하는 필수 기능으로 뿌리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인식이 부족하고 행사 참가 태도나 매너가 매끄럽지 않아요. 정부와 사회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분류, 자격증 제도를 정착시키는 등 지원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는 자격증을 남발하는 단체가 난립돼 있고 「술」이나 「선물」을 중심으로 놀이가 진행되는 등 개선해야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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