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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알렌, 오페라 연출가 데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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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영화 배우 겸 제작자인 우디 알렌(72·사진)이 오페라 연출가로 데뷔한다. 내년 9월 6일부터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단(총감독 플라시도 도밍고)이 상연하는 푸치니의 단막 오페라 ‘자니 스키키’에서다.

새로운 무대미술과 의상, 연출로 2008∼2009년 시즌을 여는 LA 오페라단의 야심작이다.

‘자니 스키키’는 푸치니의 작품 중 유일한 코믹 오페라다. ‘외투’ ‘수녀 안젤리카’에 이어 상연되는 게 보통이어서 이들 두 작품과 함께 ‘푸치니 3부작’으로 불린다. 나머지 두 작품은 영화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이 연출을 맡았다. 도밍고는 4년 전부터 우디 알렌을 찾아가 오페라 연출을 맡아달라고 간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즈 클라리네티스트로도 유명한 알렌은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내가 능력이 없다고 해서 하고 싶은 일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한 적은 없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영화감독과 오페라 연출의 겸업을 선언한 프랑코 제피렐리가 아니더라도 요즘엔 영화감독 출신들이 심심찮게 오페라 연출을 맡고 있다. 오페라에서도 영화 화면 같은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유명한 앤서니 밍겔라 감독은 2005년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연출했다. ‘와호장룡’의 장이머우 감독은 1997년 피렌체, 98년 베이징 자금성에서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연출한 데 이어 지난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탄둔의 오페라 ‘진시황’의 연출을 맡았다. 특히 LA 오페라는 할리우드 감독을 자주 초청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이즈 온 더 사이드’의 허버트 존스가 93년‘라보엠’을, ‘더블 크라임’의 브루스 베레스포드가 99년‘리골레토’를,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게리 마셜이 2005년 오펜바흐의 ‘게롤슈타인의 대공’을 각각 연출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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