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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잡기 경쟁 … 앞으로의 변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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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빅2(이명박.박근혜)의 지지율 격차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앙SUNDAY가 21~22일 창간 100일 기념으로 대선 주자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명박 후보는 35.2%,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30.1%로 나타났다. 지지율 차이가 5.1%포인트로 줄었다. 최근 1주일 새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빅2의 지지율 격차는 적게는 4.4%포인트(YTN.21일)에서 최고 14.9%포인트(KBS.23일)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디오피니언의 안부근 소장은 24일 "그만큼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명지대 김형준(교양학부) 교수는 "7월 중순까지가 두 후보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엔 당 검증위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한나라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8월 19일까지 앞으로 두 달여 동안 민심이 어떻게 정리될까. 이를 좌우할 변수를 짚어 본다.

①'수도권 30.40대' vs '영남'=영남은 두 사람에게 '제로섬'인 곳이다. 한쪽이 얻으면 한쪽은 잃는다. 과거 이 후보의 급상승은 박 후보를 지지했던 영남표가 이 후보로 쏠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요즘 반대 움직임이 있다는 여론조사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로부터 빠진 영남 표가 박 후보로 가는 흐름이 빨라지면 격차가 더욱 급속하게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이들은 "이 후보의 주된 지지 기반인 수도권의 30~40대 화이트칼라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며 "수도권에서 박 후보가 더 치고 올라온다면 역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②청풍(청와대의 대선 개입 논란)=범여권의 공세가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됐다. 청와대가 직접, 전면에 나서는 것도 이례적이다. 1위 주자인 이 후보에게 집중되는 양상도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이 후보의 재산 의혹 등 논란이 거세질 때 범여권의 공세가 시작됐다"며 "이게 오히려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막는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교수도 "'이명박 대 박근혜 구도'가 아닌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가 만들어졌다"며 "1등이 누군지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을 놓고는 "(범여권이) 이 후보를 때렸다고 국민이 이 후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없다"는 주장과 "여권이 공격하기 쉬운 상대를 고르려 한다는 메시지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엇갈렸다.

③검증 바람 더 세질까=검증 국면을 거치면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김헌태 소장은 "한반도 대운하 논란과 재산 의혹 등 악재로 인해 충성도가 낮은 사람들이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부근 소장도 "지지층 사이에서 이 후보가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회의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네거티브 공세로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까지 흔들린 건 아니다"고 진단한다. '결정적 한 방'이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검증 공방이 더욱 격렬해질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정치 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7월에 있을 당 검증위의 발표 내용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박 후보는 상승세를 탔다. 검증 국면의 어부지리를 박 후보가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찔끔찔끔'오르는 모양새다. 김형준 교수는 "박 후보가 외연을 넓히기 위해선 보수적인 모습을 넘어 중도로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 유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치유하려는 노력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유신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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