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런던 증권거래소 지주회사로 통합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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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AP통신은 22일 이탈리아 최대 증권거래소인 밀라노 증권거래소(보르사 이탈리아나)가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LSE)의 경영 통합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 증권거래소들의 통합 움직임이 가속화 하고 있는 것이다.

AP는 밀라노 증권거래소 이사회가 이날 LSE의 통합 제안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거래 금액과 조건은 바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탈리아 현지 통신사 에이피콤은 LSE가 밀라노 증권거래소와 경영을 통합하는 대가로 16억 유로(약 2조원)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통합이 이뤄져 만들어진 지주 회사는 두 거래소를 산하에 둘 예정이다. 통합 지주회사를 이끌 12명의 이사 중 7명은 영국에서, 5명은 이탈리아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전세계 증시가 높은 유동성으로 활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증권.상품 거래소들의 통합이 계속돼 왔다. 서로 합쳐 몸집을 불리면 '규모의 경제'가 달성될 뿐 아니라 유력 기업 등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통합은 5월25일 미국 나스닥이 스웨덴 증권거래소(OMX)를 약 37억 7000만 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사례다. OMX는 북유럽의 스톡홀름, 헬싱키, 코펜하겐 및 발트 3국의 증시를 통합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나스닥은 OMX 인수에 앞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런던 증권거래소(LSE)를 노려온 바 있다. 올해 초에는 52억 달러를 제시해 LSE를 인수하려 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4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영국의 파생상품 거래소 유로넥스트를 인수, 'NYSE-유로넥스트'로 재출범 하기도 했다. 이 유로넥스트는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등 4개국 통합 증시의 거래도 맡고 있는 회사다.

유로넥스트 인수전에서 NYSE에 밀린 독일의 도이체뵈르제는 현재 미국내 2위 옵션 거래소인 국제증권거래소(ISE)를 사들이기 위해 협상중이다.

이밖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인수를 놓고 최근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등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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