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에 했던 질문 백지연에 돌려 받은 홍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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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제3차 ‘통일·외교·안보’ 분야 정책비전대회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정책토론회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한나라당 대선 예비 후보가 “나는 정치면에서는 보수, 경제면에서는 진보”라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홍 후보는 21일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이른바 한나라당 대선후보 ‘빅2’의 대북관과 외교관의 허점을 지적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를 사실상 리드하고 있는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이 토론회에서 상대후보를 몰아붙일 때 사용한 질문들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았다. 인터뷰 초반 진행자인 백지연 아나운서의 예리한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그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특유의 언변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홍 후보는 먼저 박근혜 후보의 이념정체성에 관해 “마치 냉전시대의 통일관과 대북관을 가진듯한 인상을 풍겼다”며 “냉전의 시대는 이미 종식됐고 남북공존시대로 가고 있는데 그러한 이념은 평화공존의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오늘날 탈이념시대에 좌파와 우파의 문제는 그리 중요치 않다”면서 “나는 기본적으로 우파의 입장을 취하지만 경제 분야 중에는 좌파적 정책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좌파와 우파는 성장이냐 분배를 기준으로 말하는데 성장보다는 사회양극화를 해결해야하니까 경제 분야는 진보적 입장을 취한다”고 덧붙이며 “그런 면에서 정치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홍 후보는 북핵 관련 문제에 대해 “우리가 당사자이긴 하지만 포인트는 북미 관계에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미관계에서 풀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자신이 박근혜 후보에게 물었던 “북한이 국가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똑같이 받은 그는 “91년도에 유엔에 가입하기도 했으니 정치적으로 국가로 대접해서 문제를 풀어가자”고 대답하고 “국가로 인정한다고 통일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박 후보의 의견을 반박했다.

홍 후보는 “북의 핵폐기의 방법론”에 대해 “6자회담 속에서 핵폐기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며 “북미관계가 원만하게 이야기되도록 우리가 미국도 설득하고 북한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펼쳤다.

“정부가 대북 쌀 차관 40만t의 지원 시기를 영변 핵시설 폐쇄 이전으로 앞당긴 것”에 관해 그는 “일방적인 지원은 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답하고 “2·13 합의 조치 과정 중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은 북한이 요구한 것으로 핵폐기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너무 서두른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홍 후보는 ‘빅2’의 검증 공방과 관련, “언론이 부추기는 측면도 있고, 이렇게 싸우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도 앞선다”며 “검증은 검증위원회에 맡기고 이제는 정책검증을 하는 게 맞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데일리서프라이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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