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조인성 "재벌 2세 연기에 도전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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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3'로 연기의 첫발을 내디딘 뒤, '뉴 논스톱'으로 이름 석자를 알렸고, '피아노'로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됐죠"

데뷔 5년 만에 '쓸 만한 얼굴의 신인'에서 '믿고 주연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연기자'로 발돋움한 조인성(22). 지난 24일 SBS 새 주말극 '발리에서 생긴 일'(1월 3일 첫 방송)의 제작 발표회에 나타난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을 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여유를 과시했다. 1년 전 '별을 쏘다' 발표회 때 함께 자리한 톱스타 전도연의 무게에 눌린 듯하던 데 비하면 훌쩍 커버린(?) 느낌이었다.

'발리…'에서 세상에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재벌 2세 '재민'으로 등장하는 조인성은 "맨날 뒷골목에서 싸움질이나 하고 글도 제대로 못 읽는 삼류 노릇만 하다 부잣집 아들의 연기를 펼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마따나 전작들에서 굳어진 어둡고 반항적인 이미지와는 딴판인 역할이다. 게다가 재민은 차분하다가 갑자기 성격이 격해지기도 하고, 귀염성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다면적인 캐릭터. 작가 김기호씨는 "20부 내내 혼자서 원맨쇼해야 할 것"이라는 부담까지 안겨주었다. 조인성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내 연기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욕심을 냈다"며 "대본에 나타난 쉼표 하나, 지문 하나까지 많이 생각하며 연기하는 중"이라고 했다.

극 중에서 재민은 역시 재벌가의 딸인 영주(박예진 분)와 정략적으로 약혼을 했지만, 영주의 마음이 대학 선배인 인욱(소지섭 분)에게 가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는다. 그러다 장난처럼 시작한 여행 가이드 출신 수정(하지원 분)과의 관계에서 진정한 사랑을 발견한다고. 조인성은 "극 전체론 진지한 멜로물이지만 재민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라 코믹한 분위기를 가미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재민의 성격에 맞춰 정장에 운동화를 신고, 셔츠 단추를 서너개씩 풀어헤쳐 영락없이 철없는 부잣집 아들쯤으로 보이는 조인성. 하지만 실제론 "천호동에서만 21년째 살아왔다"면서 "동네를 벗어나면 아직도 어리버리한 촌놈"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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