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탁구 이면타법으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침체 일로를 걷던 중국남자탁구가 다시 용 틀임을 시작했다.
89년 도르트문트 세계대회에서 스웨덴에 뜻밖에 5-0으로 완패, 정상에서 밀려난 뒤 91지바 대회에선 4강에도 끼지 못하는 참담한 수모를 겪었던 중국남자탁구가 신인·신기술·신 용구 등 이른바 특유의 3신 정책으로 재무장, 거센 회오리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89년 참패이후「우승은 이제 흘러간 옛 추억」이라며 뼈아픈 자조를 곱씹으면서도 절치 부심해 오던 중국이 세계패권탈환의 전초전으로 지난14일 폐막된 제11회 뉴델리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내놓은 3신의 집약 체는 바로 올해 16세의 류궈량(유국량).
신인 류궈량은 라겟 앞부분이 둥근 중국식 펜홀드 라켓 뒷면에 이질러버를 부착한 신 라켓과 속칭 이면타법이란 신기술을 들고 나와 혼 복 우승과 중국남자 팀의 대회 5연패의 화려한 주역이 됐다.
비록 단식에선 8강에 그쳤지만 단체전에선 펜 홀드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예측불허의 백 드라이브와 마구에 가까운 서브로 한국의 유망주 이철승(제일합섬)과 세계최고의 공격형 수비수인 북한의 이근상을 연파, 신병기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탁구 인들은 올해 5월 중국오픈대회에 혜성같이 등장, 한국의 간판 김택수와 강희찬(이상 대우증권)은 물론 92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발트너와 린드(이상 스웨덴), 북한의 김성희 등을 모조리 격파, 세계를 놀라게 했던 유가 이제 아시아선수권에 에이스로 출전한 것은 3신 정책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하고 있다.
내년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더 이상 감출 것 없이 떳떳하게 본격적인 국제경험축적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61년 북경세계선수권에서 돌출고무와 합판을 사용한 중국식 펜 홀드의 전진속공, 75년 캘커타 대회에서 게신아이(갈신애)로 대표되는 이질러버, 70년대를 풍미했던 스카이서브 등 끊임없이 새로운 탁구를 창출해 온 중국이 과연 93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면타법의 류궈량을 내세워 또다시 중국천하를 일궈 낼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상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