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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원” 거센 바람/전기대입 원서 마감결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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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상위 경쟁하락… 일부학과 미달/지방캠퍼스 선호경향 수그러져
전례없이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일관했던 93학년도 전기대 입시 원서접수 마감결과는 전체 지원자 수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안전 하향지원추세가 두드러진 것이 주요 특징이다.
전체 평균경쟁률은 90년 4.57대 1 이후 해마다 줄어들기는 했지만 계속 4대 1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는 3.64대 1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로 낮아졌다. 이는 4년제 대학 진학 과열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 선호경향이 팽배해진데다 모집정원이 매년 8천명 내외로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서울대 등 일부를 제외한 상위권 및 중상위권 대학 가운데 많은 대학이 마감 직전까지 상당수 학과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끝에 막판 소나기 지원에도 불구,결국 서강대·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 학과에서 미달사태까지 빚은 것은 94학년도부터 입시제도가 전면 개편되는데 따라 『무조건 붙고보자』는 안전 하향지원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친 결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려했던대로 중상위권 일부대학에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상위권과 하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지난해 경쟁률에 따른 해거리 현상이 빚어져 지난해 경쟁이 치열했던 대학에는 지원자가 몰리고,지난해 경쟁이 낮았던 대학에는 지원자가 현저히 줄어든 것도 주목을 끈다. 지난해 4.57대 1의 동국대가 올해는 3.59대 1,7.43대 1의 광운대가 2.82대 1,3.44대 1의 외대가 2.5대 1로 낮아진 반면 지난해 3.31대 1의 중앙대는 올해 5.1대 1,3.24대 1의 한양대가 3.71대 1로 높아진 것 등이 바로 그 예다.
서울소재대 지방캠퍼스의 경우 경희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경쟁률이 더 올라갔으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많이 낮아져 하락세를 기록한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 지방캠퍼스의 경우 수험생들이 학교이름에 연연해 통학불편과 본교 재학생에 대한 상대적 위축감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서울에 있는 덜 알려진 대학을 더 선호한다는 최근의 지원경향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성대(20.45대 1)·서경대(구 국제대,12.61대 1) 세종대(8.11대 1) 등의 경쟁률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은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대의 경우도 부산대·경북대·전남대·전북대 등 국립명문대들은 지원율이 예년처럼 저조한 반면 대신대(12.53대 1) 호서대(10대 1) 배재대(9.66대 1) 등 중하위권 사립대의 경쟁률은 크게 높아졌다.
학과별로는 상위권 대학에서 법대·정치학·의예과 등 전통적 인기학과가 경쟁률이 높은 반면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취업난을 반영한듯 정보관련학과·디자인관련학과·신설학과 등에 수험생이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컴퓨터공학·제어계측·원자핵공학 등 첨단기술관련학과들은 높은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같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원율을 나타냈다. 이는 주로 이들 학과들이 새로 설치됐거나 모집인원이 늘어나 합격선을 예상키 어렵다는 부담감이 주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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