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이라곤 경호경찰 뿐 과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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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민자 남원지구당 망신>
26일 오후 전북남원 관광단지에서 열린 김영삼 민자당후보의 유세에서 남원지구당(위원장 양창식)이 당원과 청중들에게 태극무늬와 사괘가 거꾸로 된 소형 태극기를 배포해 구설수.
이 소형태극기는 남원지구당이 김 후보의 유세 때 사용하기 위해 서울 모 인쇄소에 의뢰, 제작한 것으로 주문량 1만개 중 2천여 개가 태극문양 청홍색 무늬의 상하가 뒤바뀌고 괘가 1백80도 바뀐 것. 그러자 일부 유권자들은『소위 문민정치를 하겠다는 민자당이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성토. 【남원】

<달걀세례 소문에 긴장>
26일 전북 정주 시 역전광장에서 있은 민자당 김영삼 후보 유세 때는 추곡수매와 관련, 때마침 정주에서 25일부터 열리고 있는 농민대회참가 농민회원들이 유세 장으로 몰려들어 김 후보에게 달걀 세례를 퍼부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아 경찰이 한때 긴장, 11개 중대 1천2백여 명을 유세 장 주변에 배치, 경비를 하느라 곤욕.
경찰은 이날 전경 7백여 명을 정주 역 광장 주변에 배치, 농민회원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1백여 명은 유세 장에 퍼져 과격 농민회원들을 색출하는 등 진땀. 【정주】

<"원칙·지조·소신 없다">
이기택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은 김충조 의원 등과 함께 26일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파주·동두천·포천·의정부·고양 등 경기북부지역 5개 시·군을 강행군한 연설 원 연설회에서 김대중 민주당 후보에 대한 최근의 사상성 시비를 일축하는 한편 김영삼 민자당 후보 등에 대한 강도 높은 비방 전을 전개.
이 대표최고위원은『현 정권은 정보·공작정치로 김대중 후보를 빨갱이로 몰고 있다』면서『김 후보는 민주화투쟁으로 4∼5차례 옥고를 치르면서도 공산주의 사상은 일관되게 배척해 온 민주주의 신봉자요 철저한 반공주의자』라고 주장. 김 의원은 김영삼 민자당후보의 자질 론을 언급, 『원칙·지조·소신 세 가지가 고루 없어 세간에서「빵삼」이라 부른다』며 인신공격을 한 뒤『정주영 국민당후보는 대권싸움의 상대가 안 된다』며 언급도 하지 않아 대조.
또 문희상 의원은 의정부시연설회에서 대학가 유머라며,『대통령은 대중이, 영 글렀다 영삼이, 주책없다 주영이, 종쳤다 종찬이』라고 대선 후보들의 이름풀이를 소개하면서 웃음을 유도한 뒤『내년 이맘때는 청와대 뜰에서 만나 통돼지를 잡아 놓고 잔치를 벌이자』고 약속해 눈길. 【의정부】

<반짝 장사 "망쳤다" 울상>
26일 오후 경기도의정부시 중앙국교에서 열린 민주당 연설 원 연설회는 당초 2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청중이 모여들지 않자 3시부터 조촐히 시작.
이 때문에 이날 연설회에서「반짝 장사」를 별렀던 10여명의 커피·라면 행상들은 미리 준비해 왔던 재료를 대부분 그대로 남겨『예상보다 청중이 너무 적게 와 장사를 망쳤다』며 투 덜.
그러나 민주당 한 관계자는『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 정도의 청중이 모인 것은 대단한 호응』이라며 애써 자위. 【의정부】

<끝나기도 전 유세 장 떠나>
26일 오후2시 전남 진도 진도국교에서 열린 국민당 유세는 김복동 최고위원과 탤런트 강부자씨의 참석으로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청중이 별로 모이지 않자 연사로 나선 이재옥 유세위원장은『날씨가 춥다지만 해도 너무 한다』고 딱한 심정을 토로.
이날 유세에서 조연하 전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후보에 대해『감언이설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양 김 퇴진 론을 폈고, 김복동 최고위원은『집사람이 35년 전 진도중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었다』고 진도와의 연고를 소개한 뒤『나의 민자당 탈당을 두고 말이 구구하지만 한마디로 김영삼씨는 대통령 감이 못된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라고 주장.
김 최고위원 등은 그러나 의외로 열기가 없 자 연설을 간단히 마친 뒤 유세도중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가 역력. 【광주】

<철새 정치인·정당 비난>
○…26일 당진 합덕읍 시장·당진읍 새시장·서산시 1호 광장 등 충남 서북부지역을 돌며 득표활동에 나선 새 한국당 이종찬 후보는 전안시신부동 시외버스터미널 내 모 식당에서 경주 이씨 종친·지구당 당직자 등 50여명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양김 타파와 금권정치 종식을 위해 입후보했다』고 설명한 뒤 『난파선의 쥐들같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정치인과 정당이 한심하다』면서 한때 자신과 뜻을 같이하다 국민당으로 옮긴 인사들과 국민당을 싸잡아 비난. 【천안】

<추운 날씨로 발길 돌려>
26일 오후 과천시 뉴코아백화점 앞에서 열린 신정당박찬종 후보의 유세 장에는 영하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경호를 위해 나온 1백여 명의 경찰을 빼고는 청중이 별로 없어 당초 연설시작시간인 4시30분을 30분이나 지나 시작했지만 백화점을 찾은 주부들도 총총히 발길을 돌려 썰렁한 분위기.
연단으로 개조한 트럭에 바바리 코트 차림으로 등단한 박 후보는 14대 국회를 쓰레기에 비유하며 『굴러다니는 쓰레기들을 모아 썩은 정치를 하는 정당들』이라며 3당을 싸잡아 비난. 박 후보는『대통령에 당선되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주장.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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