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날씨에도 뜨거운 「한표호소」(대선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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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호남 첫 유세서 지역감정 해소 강조 YS/재활원 찾아 장애인 복지 강화 역설 DJ/“거품경제 수수방관” 정부정책 맹공 CY
○녹두장군 생가찾아
▷김영삼후보◁
김영삼 민자당후보는 26일 전북 정주·남원과 전남 장성 등 호남에서 첫 유세를 갖고 오후엔 경남 함양·거창·합천을 돌았다.
김 후보는 이날 호남 첫 유세에 앞서 전북 정읍군의 녹두장군 전봉준 생가를 방문,『녹두장군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는 다시는 국민이 정치에 시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다짐.
그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나의 결의와 각오는 여러분의 생각 이상으로 비장하다』며 『지역감정을 해소해 한국병 치료를 매듭짓겠다』고 여러차례 반복 강조했다.
그는 남원 관광단지의 유세후 왜적과 싸우다 순절한 1만여 군·민의 시신을 모신 남원만인의총을 참배.
이날 유세지역 지구당은 87년 경험을 의식해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폭력사태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정주 5백여명,남원 1천여명 등 청년기동대를 동원해 연단주변과 행사장 외각을 철통같이 경비.
이날 정주역 유세는 김 후보의 호남 첫 유세가 무사히 치러지느냐에 대한 관심때문에 내·외신기자 1백20여명이 유세광경을 지켜보았으나 눈발이 흩날리는 추운 날씨속에서도 정주시민 수천명이 몰려들어 비교적 성황. 그러나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청중들은 환호나 박수가 거의 없이 냉담한 반응. 식전행사를 맡은 개그맨 김형곤씨는 지역정서를 의식,『김 후보의 호남 첫 유세인 정주유세가 잘 치러지느냐에 국민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며 『그래야 이 지역이 낳은 훌륭한 정치지도자 김대중민주당후보가 영남지역에 가서 유세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일찌감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김두우·박의준·박영수기자>
○미 의원 등 예방받아
▷김대중후보◁
김대중민주당후보는 유세를 하루 쉬는 26일 슈뢰더 미 하원 군사위 군사시설소위원장,전국 대학강사협의회 임원단을 만난뒤 오후에는 서울 상일동 주몽재활원을 방문해 장애인을 격려하는 한편 대선 초반 전략을 점검했다.
김 후보는 농수산물 수입개방에 대해 『쌀수입의 무조건 개방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과 한국 농촌실정을 참작하기 바란다』면서 무역문제와 관련해 「수용할 것은 수용해 주는 상호협력」을 요망했다.
오전 10시 당사에서 한면희전국대학강사협의회 위원장 등 임원단 16명의 방문을 받은 김 후보는 『대학강사의 월평균 급여는 14만7천원에 불과하며 의료보험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일하는 기간은 8개월에 불과하며 방학에는 건축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고 있다』며 이 분야에 대해 깊은 이해를 표명. 오후에 재활원을 방문한 그는 『헬런 켈러나 루스벨트대통령같은 위인의 탄생을 위해서도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
김 후보는 ▲특수학교 설립을 통한 장애아동의 의무교육 실시 ▲재활원 등 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지원의 확대 ▲직업훈련 강화 ▲의무고용비율 준수 등의 공약을 제시하면서 『나는 13대 국회에서 각종 복지법안을 실천하려 노력했으며 우리 당은 장애인 관련 정책에 비중을 두고 연구해왔다』고 말했다.<조현욱기자>
○경남지역 공략나서
▷정주영후보△
정주영국민당후보는 26일 함양·거창·합천·진주에서 열린 유세에 잇따라 참석,YS의 텃밭인 경남지역에 대한 공략에 나섰다.
정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자신의 경제적 업적을 한껏 내세우며 양김씨를 싸잡아 공격.
정 후보는 『내가 울산 미포만 백사장에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세우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사진 한장 들고 세계적 경제두뇌들과 머리싸움하고 있을때,올림픽유치를 위해 바덴바덴에서 불가능하다고 물러서기부터 하는 정부관리들을 설득하고 있을때 두 김씨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묻고 이 나라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선 자신이 집권하는 길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정 후보는 특히 김영삼후보를 겨냥,『그 사람은 정치안정이라는 미명아래 다수당이 아니면 대통령을 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불과 3년전 그가 얼마나 다수당의 횡포를 비판했느냐』며 반문.
정 후보는 이어 『거품경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도 정부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이곳 서부경남은 임진왜란·진주대첩 등 국난이 있을 때마다 최후의 항전지였던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그같은 자존심을 갖고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방원석·오병상기자>
○충남공략 전력투구
▷이종찬후보◁
새한국당 이종찬후보는 충남 천안·온양·당진·서산 등지에서 시장·고속버스터미널 방문을 통한 유권자와의 1대 1 접촉과 유세를 병행하며 충청권을 공략.
이 후보 진영은 『부동층이 많은 충청권의 공략여부에 따라 득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아래 3일간 일정으로 충남지역공략에 전력투구.<문일현기자>
○정치 체질개선 강조
▷박찬종후보◁
서울·수도권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박찬종신정당후보는 26일에도 서울 노량진 전철역앞과 경기 시흥시청앞,과천 뉴코아백화점앞에서 잇따라 노상유세를 갖고 세대교체를 끈질기게 강조. 그는 『국가를 젊고 강하게,사회를 젊고 건강하게,국민을 젊고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의 세대교체와 체질개선이 급선무』라며 지지를 호소.<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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