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화「말콤X」열풍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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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흑인민권운동가 말콤X(1925∼1965)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말콤X』가 미국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말콤X바람이 국내에도 머지않아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18일 미국 내 1천1백24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말콤X』는 상영 3일간 1천만달러의 극장수입을 올려 수입 면에서는 당초기대에 못 미쳤으나 흑인 청소년들에게 미국 내 흑인지위문제를 놓고 심각한 논란을 빚게 하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흑인감독 스파이크 리는『흑인청소년들은 학교나 교회에 가기 전에 이 영화부터 관람하라』고 선동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말콤X의 생애는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그는 네브래스카 오마 하에서 태어나 보스턴과 뉴욕에서 마약·알콜에 젖어 절도를 일삼다 감옥에서 회교도로 개종, 흑인민권운동가로 변신했다.
상영시간 3시간11분도 백인의 영웅인 존 F케네디 대통령에 관한 영화『JFK』보다는 길어야 한다는 리감독의 고집으로 정해졌다.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가 제작비 초과분을 안내주자 리감독은 코미디언 빌 코스비, 토크쇼 진행 자 오프라 윈프리, 농구선수 매직 존슨 등 저명한 흑인들로부터 제작비를 지원 받아 영화를 완성했을 만큼 이 영화는 미국 흑인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국내의 모 비디오사가 수입했는데 상영시간이 길다는 등의 이유로 내년이나 돼야 관객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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