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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고향 여주 대자연속 선인 손맛 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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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바야흐로 소설(22일)이 다가오면서 날씨는 초겨울문턱을 성큼 넘어섰다. 낙엽도 지고 아직은 함박눈을 보기 힘든 계절. 이즈음 주말을 활용해 문화탐방으로 여주·이천 도요지에 테마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우리의 전승예술인 도자기에 대한 안목도 길러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단순한 흙 한줌이 하나의 창작품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산 교육의 기회도 된다.
도예 촌을 찾으면 직접 도자기를 구워볼 수가 있고 시중보다 싼값으로 생활용품을 장만할 수도 있다.
특히 전통도자기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천과 달리 여주는 생활도자기 산지로 이름난 명소. 우리에게 한글이란 광명을 주신 세종대왕 묘와 신라고찰 신륵사, 맑고 푸른 남한강이 넘실대는 곳이기도 하다.
◇여주 생활자기=전통도자기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천과 달리 여주는 북내면 오학리와 현암리, 지내리 일대를 중심으로 주발이나 옹기, 찻잔 등 생활도자기공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상태. 한양요업, 동보공예 사, 극동 애자 등 대단위 공장 외에 송학, 맥, 일산도예 등 1백개 업체가 세라믹도자기, 분청자기, 게르마늄도자기 등 전통민속도예와 첨단생활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여주에는 대표적인 2대 도자기단지인 여주 도자기단지<(0337)84-3937>와 여강 도자기단지<(0337)84-6001∼2>외에도 미등록업체까지 합치면 4백, 5백 개 업체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여주군 북내면 싸리 산을 중심으로 무진장 생산되는 고령토와 점토, 백토를 배경으로 발달돼 온 도자기산업은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에 조선조초기 생산기록이 나올 정도.
◇신륵사=한강 상류가 되는 여강이 감싸고 있는 여주 동북쪽 봉 미산 남쪽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절. 일반적인 사찰들이 깊숙한 산 속에 자리잡고 있는데 비해 신륵사는 푸른 물줄기와 드넓은 모래 벌, 그리고 넓은 들판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음이 특징. 기록이 없어 신륵사의 오랜 역사를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신나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개 창했다고 전한다.
다층 전 탑이 있어 벽 절이라고도 불리는 신륵사는 조선조 예종 때 세종대왕릉이 광주에서 옮겨오면서 원 찰이 되고 성종 때 크게 중수하여 보은 사로 불리기도 했다. 보물 1백80호 조사 당과 다층 전탑 등 7점의 보물이 있으며 극락보전은 경기도 유형문화재다. 신륵사(0337)85-2505.
◇여주 자채쌀=여주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점동면 흔암리에 있는 선사시대 집터에서 발굴된 탄화된 벼를 두고 짐작하면 적어도 기원전 10세기 께부 터 청동기문화를 지닌 농경부족이 이곳에서 농사를 지었음을 알 수 있다. 내륙에서는 보기 드문 곡창지대여서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으며 늘 기름진 쌀을 수확해 왔다.
여주군 전체면적의 30%를 차지하는 농경지에서 첫 손에 꼽히는 곡물은 예부 터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자채쌀. 비옥한 토질과 자연조건으로 쌀이 기름지고 밥맛도 좋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녹색혁명으로 통일 계 볍씨와 아키바레 쌀이 유입되면서 최근에는 자취조차 감추었다. 여주의 질 좋은 쌀은 지금도 대도시에서 인기가 높고 지난 86년부터는 여주 특 미 상설판매장이 개설돼 있다. (0337)83-3081.
◇영릉=영릉은 조선조 4대 세종대왕과 소령왕후를 합장한 능. 주변지형이 삼태기처럼 아늑하고 목화송이 같아 예부 터 명당자리로 손꼽혀 왔다. 풍수지리설로는 이곳에 세종 왕 능이 설치되면서 조선이 1백년이상 연장됐다는 설이 있을 정도. 능 역에는 해방 후 무차별한 남벌 속에서도 송림이 울창하고 숲 속에서는 두견새소리도 은은하다. 영릉은 여주읍에서 서쪽으로 3km떨어져 있는 능서면 왕대리에 위치해 있으며 교통편은 시내버스가 많아 편리하다. 능 옆에 조선조 17대 효종 왕 능도 있다. 영릉 관리사무소 (0337)85-2987.
◇여주 땅콩=여주 농산물로서 자랑할 수 있는 특산물은 땅콩. 남한강변의 기름진 하천부지를 이용하여 생산되는 땅콩은 해마다 1천5백t이나 돼 전국생산량의 8%, 경기도 생산량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재배면적은 1천1백29㏊.
여주 땅콩은 알이 작고 고소한 맛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토질이 비옥하고 사토 질이기 때문에 결실이 좋고 맛이 뛰어나다. 여주 땅콩은 시내에서 구입하기가 좀처럼 어려운데 대부분 서울 등 대도시에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여주 우체국에서 우편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대신농협(0337)83-3611∼3.
◇여주 민물매운탕=여주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산물과 임산물·광산물도 적지 않게 난다. 특히 여 강에서는 쏘가리·잉어·붕어·누치 등 민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쏘가리와 잉어는 전국적으로 첫손에 꼽힐 정도. 남한강 바닥이 대부분 모래이고 물이 맑아서 물고기에서도 흙 냄새가 없고 달착지근하다. 또 남한강에서만 잡힌다는 금 잉어는 예부 터 임금님께 진상되던 명물이다.
여주에서는 민물고기를 잡으면 살점은 회를 치고 어두와 뼈는 전골로 먹는데 최근에는 기생충감염 등을 우려해 매운탕이 더 인기. 쏘가리매운탕이 특히 인기이나 황 쏘가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요즘엔 검은 얼룩무늬 쏘가리가 각광받고 있다. 매운탕 집은 신륵사 주변과 읍내강변에 군집해 있으며 용궁식당<(0337)85-2436>이 유명하다.【여주=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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