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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위장 전입 시인 "자녀 교육 때문에…죄송"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SUNDAY

한나라당의 이명박 경선 후보가 최근 자신에게 제기된 위장전입 의혹을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후보는 16일 오후 대한간호사협회 창립 84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위장전입과 관련해 “알아봤더니 30년 전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 교육문제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건 저의 책임”이라며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위장전입과 관련해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면서 “(투기는) 있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캠프는 이날 이와 관련된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의 역대 주소지 중 서울 중구 남산동(1977년), 중구 필동(79년), 중구 예장동(81년), 서대문구 연희동(84년) 등은 세 딸(리라초등학교)과 아들(경기초등학교)의 입학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90년 부인 김윤옥씨만 이 전 시장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압구정동 집으로 주소지를 옮긴 것은 아들의 중학교(구정중) 입학을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 후보의 실제 주소지 이전 21회 중 자녀 입학을 위한 이 후보 부부의 위장전입은 모두 5회다. 나머지는 전세이사 등 집 마련 과정의 주소 이동 6회, 종로구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주소 이전 3회 등이라고 캠프 측은 주장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사립초등학교의 경우 학군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주소지를 옮길 필요는 없지만 당시 학교 인근에 있는 것이 입학에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자녀 학적부상의 주소지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법률적으로 공소시효가 지나긴 했지만 주민등록법 위반은 맞다”면서 “당시 관행이긴 했지만 일일이 따져 챙기지 못한 점을 이 후보 부부가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리라초등학교 박경우 교감은 “65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학교 소재지인) 중구 예장동 주변에 산다고 해서 지역 우선 선발 특혜를 준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위장전입 시인과 사과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범여권이 주장한 이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었음이 일단 증명된 것으로 본다”며 “다만 자세한 사항은 당 검증위원회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가 자녀 문제로 불법행위를 한 점에 대해 사과한 점은 일단 평가한다”면서도 “대통령은 국법 질서를 수호하는 막중한 자리인데 선거법 위반과 범인 도피에 이어 주민등록법 위반까지 했다는 것은 과연 법 질서를 수호할 만한 의지가 있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주소지는 사립학교 입학의 요건이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며 “설령 이 전 시장의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법임에 틀림없고, 과거 총리나 장관 후보들이 더 사소한 위법 사실을 이유로 낙마한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으로서는 분명한 도덕적 결격사유”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 측은 한나라당 검증위원회가 해명을 요구한 이 후보 관련 15개 의혹에 대해 A4용지 68쪽 분량의 해명서를 검증위에 15일 제출했다. 15개 의혹은 일단 이 후보의 큰형과 처남 소유인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와 투자자문회사 BBK의 실제 소유자가 이 후보인지 등 재산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17일 한반도 대운하 관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어서 위장전입 사실에 대한 추가 설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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