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정책 불변' 밝힌 규마 방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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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9일 일본의 방위청이 방위성으로 승격했다. 중요 안건을 직접 각료회의에 제출할 수 있게 됐고, 독자 예산도 요구할 수 있게 돼 힘이 세졌다. 그래서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을 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일본 방위상을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방위청이 방위성으로 승격했기 때문에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거나, 전수방위(專守防衛.오로지 방어만 한다)의 벽을 허무는 일은 절대 없다. 방위성이 됐다고 해서 종래의 노선과 다를 건 하나도 없다. 예산이 느는 것도 아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일본의 F-22 도입 움직임에 우려하고 있는데.

"그건 이해한다. 다만 일본은 전수방위가 원칙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적지까지 날아가서 공격하는 전투기나 폭격기는 보유하지 않는다. 이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일본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로 최신예 F-22 랩터를 희망하지 않는가?

"반드시 그 기종으로 한정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전투기는 제4세대인데 일본 것은 꽤 오래된 것이라 적어도 4세대, 또는 4.5세대 정도의 성능 좋은 것으로 바꾸려고 한다."

-미국에 F-22 정보 공개를 요구했는데, 미국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진 않다. (미 정부는)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혹시 미 정부와 의회가 승인하면 적극적으로 F-22 구매에 나설 건가.

"그건 모른다. 문제는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보이며) 이거(돈)다. 우선 성능을 봐야 하지만 가격 문제도 있다. 블랙박스를 계속해서 미국에 가져가 수리해야 한다는데, 이 또한 간단치 않은 일이다. 설사 F-22가 성능면에서 좋다고 평가를 내리게 되더라도 금액과 수리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F-22를 몇 대 사고, 나머지는 예컨대 F-15 신형을 사는 방안도 예상되는데.

"그런 선택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이후 일본 내에선 '핵 용인론'이 대두됐는데.

"일본이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정말 난센스다. 현 상태로 일본은 비핵화 3원칙을 지키면서 미국이 일본에 대해 핵 억지력을 갖는 시스템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탑재능력이나 발사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돈을 참으로 많이 들이는구나 싶다. 한국.중국 등 모두가 북한에 대해 '체제까지 붕괴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타국에 위협을 주지 말고 같이 경제발전을 지향하자'는 쪽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발사 능력을 그 정도 갖고 있으므로 우리도 그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에 미.일 동맹에 더불어 호주도 동참하려 하고 있다. 거기에 한국은 왜 빠졌나.

"한국도 넣어 달라고 하면 그건 좋다. 하지만 (아직) 그런 이야기가 없다. 한국은 오히려 좀 한발 빠져서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한국이 중국을 의식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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