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이 뇌종양을 앓고 있는 지현숙(56.여)씨의 무료 수술을 돕기로 했다.
임정기 서울대병원 부원장은 13일 "나눔문화를 널리 알린 지씨의 진료비 일체를 병원이 부담하는 공공의료보건사업 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지씨는 2002년부터 월 30만원의 생활비에서 3만원씩 떼내 필리핀 섬소년 레노르 바산(16)을 후원해 왔다. 2005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지씨는 비용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씨는 레노르에 대한 후원만은 멈추지 않았다.<본지 6월 11일자 12면>본지>
지씨와 레노르는 해외아동 결연단체인 플랜 코리아의 주선으로 지난주 서울에서 일주일 동안 함께 지냈다.
이 기사를 읽은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가슴이 찡하다.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며 서울대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지씨의 수술비와 입원비는 병원 직원들이 '함춘후원회'를 통해 부담하기로 했다. 함춘후원회는 불우 환자를 돕기 위해 직원들이 마련한 기금이다.
지씨는 "레노르를 직접 만난 뒤 삶에 대한 의욕이 생겼는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건강해지면 더 열심히 남을 돕겠다"고 말했다.
지씨는 이날 오후 1시 서울대병원에서 김동규 신경외과 과장에게 검진을 받았다. 김 과장은 지씨의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을 본 뒤 "위험한 상태는 아니지만 종양이 점점 커지고 있어 수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