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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공항서 환전하는 당신 아무 생각 없거나, 아주 여유 있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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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실속 없는 공항 환전=어떤 은행이든 환전을 하면 수수료를 뗀다. 외화 조달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환전 시 수수료를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넷 환전을 이용하는 것이다. 외환.우리.신한.국민 같은 주요 은행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수수료를 50~70% 깎아준다. 해당 은행 인터넷 뱅킹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환전 코너로 들어가 외화를 사들인 뒤 원하는 날짜에 일반 지점이나 인천공항 환전소에서 외화를 찾아가면 된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 지점에서 수수료 할인 없이 1달러를 살 때 필요한 돈은 956.65원(12일 기준). 그러나 인터넷 환전을 이용하면 934.38원까지 떨어진다. 1000달러를 바꾸면 2만2700원이나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외화 공동구매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더 깎을 수 있다. 인터넷 뱅킹 홈페이지에 마련된 환전 장터에서 일정 금액이나 인원이 모이면 해당 고객들에게 환율을 우대해 주는 서비스다. 주요 은행들은 모집 금액에 따라 70~80%까지 수수료를 할인해준다.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번거롭다면 주로 거래하는 은행 지점을 찾아가는 게 현명하다. 은행들은 고객 등급에 따라 30~50%까지 환전 수수료를 깎아 준다. 특히 여행 성수기 때는 환율 우대 쿠폰,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등의 각종 이벤트까지 제공한다. 기업은행.한국씨티은행은 8월 말까지 환전 고객에게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수수료 할인, 사은품 증정의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단, 공항에 가서 환전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공항은 환전하려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할인해 주지 않거나, 할인해 주더라도 그 폭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은행이라도 인천공항 지점의 수수료가 가장 비싼 편이다.

◆아는 만큼 버는 환전의 기술=신용카드가 편리하긴 하지만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결제금액에서 1% 안팎의 이용 수수료에 0.5% 정도의 환가료(대금이 결제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카드사에서 이자로 징수하는 수수료)까지 떼어 가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카드 해외 사용분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대상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달러.유로.엔이 아닌, 수요가 적은 기타 통화는 환전 시 수수료가 많이 붙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외환은행 잠실역지점 양재혁 PB팀장은 "여러 나라를 여행할 경우에는 분실 위험, 재환전 시 환전 수수료를 감안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가능하다면 외화가 남지 않도록 적정한 금액을 가져가는 것도 여행 환전 기법이다. 귀국한 뒤 남은 외화를 재환전하게 되면 외화를 살 때 물었던 환전 수수료를 또 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손해다. 같은 물건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셈이다. 특히 외화 동전은 국내에서 환전이 잘 되지 않는 데다 가능하더라도 제값의 50%만 쳐주기 때문에 해외에서 모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달러라면 여행한 뒤 남은 돈을 외화보통예금에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엔화는 외화예금 입금 시 1.5%, 기타 통화는 3% 정도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달러 이외의 통화는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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