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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고급화」수입파고 넘는다|한약 사료 먹이기 클래식 음악 틀기 혈액 순환 마사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물 먹인 소·가짜 파동 등으로 불신의 대상이 돼왔던 한우를 밀려드는 값싼 수입쇠고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일부 축산업자와 백화점이 나섰다. 이는 사육단계에서 독특한 사료·사육법을 이용, 육질을 개선해 수입·일반쇠고기와의 고급화·차별화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백화점이 산지 목장에 사육을 위탁, 목장에서 맥주보리·인삼·한약재 등 특수사료를 먹이거나 클래식 음악을 늘려주고 혈액순환 마사지 등 특수한 환경아래 사육한 고기를 백화점 정육 상설코너를 통해 판매하는 젓인데. 백화점이 자체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일반 정육점과의 차별화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91년 한국쇠고기 수입총량은 22만3천t. 그중 수입쇠고기가 12만5천t이다.
전남 강진 축산작목반과 계약, 90년 1월 고급정육 첫 출하에 성공한 한양유통은 자질이 우수한 수소를 입식, 맥주보리와 음양곽·감초·너삼·고삼 등 13가지의 한약재를 지하 58m에서 뽑아 올린 생수에 섞어 만든 액상사료를 먹여 키운다는「강진맥우」를 월 40마리 정도 판매하고 있다. 이는 91년 3월 특허청에 상표등록까지 한 브랜드 쇠고기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강원도 화천의 대성목장과 계약, 한우 2백 마리를 입식·사육하고 있는데 종래의 주먹구구식 사육기법에서 탈피해 소의 성장단계별로 생후 13개월까지는 골격 형성과 내장기능 강화를 위해 자연방목·일광욕으로 면역성을 높여주고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과학적 사육법을 쓰고 있다. 이곳에선 초지·건초 등 자연사료를 준다. 비육기에 접어드는 14개월부터는 체중을 늘리기 위해 항생제·성장촉진제 등을 섞지 않은 고칼로리의 무공해 특수사료를 먹이고 운동도 중단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안정적 성장을 위해 마사지를 해주고 클래식음악을 들려주는 등 음악요법을 가미한다.
통상 일반 한우가 18개월째 도축되는데 비해 신세계 한우는 20∼24개월에 도축하는데 이렇게 사육된 한우는 육질 속의 시방분포(마블링)가 잘되고 육색도 밝은 선홍색이 되며 정육수율(생체를 도축했을 때 살코기가 나오는 정도)이 높아 고기가 연하며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난다고 배광태 신세계백화점 식품부 쇠고기 유통담당과장은 말한다.
지난 1일부터 직송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충북 제천의 백운목장, 강원도 횡성의 대신목장에 2백50마리를 위탁사육하고 있다. 지하 1백30m의 천연 지하수, 성장 단계별로 특수 배합된 저지방·고 단백질 사료를 먹이며 수면·운동시간을 적절히 조정하고 클래식음악을 틀어주는 등의 방법을 도입해 키우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하루 평균 3백50㎏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건영옴니백화점은 멸균 처리된 사료와 우유 등을 먹인 청정돈(클린포그)을 시판하고 있으며 롯데는 톱밥을 발효시켜만든 사료로 키운 톱밥돼지를, 신세계백화점은 흑돼지를 지정목장에서 사육해 직송 판매하고 있다.
특수 사육된 한우는 아직 해당 백화점 일부 매장에서만 시판되고 있으며, 전체 물량의 20%정도를 점하고 있다. 가격도 등심을 기준으로 할 때 1백g당 2천7백∼2천8백원으로 일반 한우고기보다 3백∼5백원 가량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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