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일가족 셋 살인범 처가살이 대학강사 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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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일가족 3명 살해 사건은 같은 집에 살고 있던 대학강사 사위가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경찰서는 25일 장인.장모와 자신의 아내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鄭모(32.대학 시간강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鄭씨는 지난 24일 오후 6시쯤 익산시 낭산면 용기리 처가 안방에서 아내 崔모(28)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당신은 순 거짓말쟁이"라는 말에 격분해 崔씨의 가슴 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鄭씨는 이어서 딸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장인(60.농업).장모(58)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경찰에 "강도가 침입했다"고 신고했다. 鄭씨는 종합시험만 통과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쓰지 못한 상태인데도 "미국 회사에 포스트닥(박사 후 연구과정)연구원으로 취업이 돼 올 연말께 떠날 계획"이라고 속여 지난 9월 대학 동창인 崔씨와 결혼했다. 鄭씨는 이후에도 시간강사로 처가에서 생활해 왔다.

경찰 조사 결과 鄭씨는 처가 식구들이 출국을 자꾸 미루는 것을 의심하자 사건 당일 "내일 출국한다"며 짐을 챙기는 척 했고, 아내가 "비자.항공권을 보여달라"고 따지자 범행을 저질렀다.

익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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