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진정 금융기관 부실 우려/부동산·증시침체로 부도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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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용보증 대신갚기 부담
경제의 거품이 가시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값이 꺼지면서 기업들이 어려워지자 그 기업들과 거래가 있는 금융기관에 파장이 연쇄적으로 미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경제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호신용금고 부정대출사건도 단순히 동일인여신한도를 어겼다는 규정위반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가져간 업체들의 부동산경기 침체로 불황을 타면서 상호신용금고의 대규모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는게 더 심각하다. 서울의 26개 상호신용금고는 침체 속에서 주식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본 「광화문 곰」 고성일씨에게 대출을 해주었다가 당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이후 터진 기업의 부도사태에 따라 여러 금융기관이 회사채 지급보증 등을 해주었다가 기업대신 물어주어야 할 대지급금과 신용보증을 섰다가 대신 물어주는 대위변제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일부 기업은 무분별하게 땅을 사두는 등 부동산투자를 했다가 이곳에 돈이 잠기는 바람에 무너졌다.<표 참조>
지난 3월 부도를 낸 논노의 경우 섬유경기도 나빴지만,서울 방배동에 무리하게 대규모 오피스텔을 짓다가 돈이 잠긴 게 큰 원인이 됐다. 이 회사는 국내외은행·보험사 등에서 총 3천54억원을 끌어다 썼는데,이중 1천9백억원만 담보가 확보됐으며 1천1백54억원은 담보가 부족한 상태로 금융기관들이 물려 있다. 대형 사옥건설에 오피스텔 분양사업에까지 뛰어들었다가 지난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수산식품 가공업체 삼호물산은 90년이후 부도상장사중에서 보유부동산이 가장 많은데도 주거래은행인 한일은행 등에 잔뜩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역삼동에 대형 오피스텔을 짓던 한조기업의 부도로 한국보증보험 등 여러 금융기관이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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