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보고싶은 경제지표 '5월 고용동향' 13일 발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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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10면

정부가 보고 싶은 경제지표가 있고, 국민이 보고 싶은 경제지표가 따로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 전체를 가장 민감하게 평가하는 것이 주가”라며 최근의 급등현상을 정부의 경제적 치적으로 꺼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기업의 수출이 사상 최대인데 왜 경제를 망친 정부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변했다. 주가란 과거나 현재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몇 개월 이상의 ‘미래 가치’를 나타내고, 수출은 중국ㆍ미국 등 세계 경제의 호조로 이뤄진 동반현상이라는 지적은 애써 외면한다. 노 대통령은 한마디로 수출과 주가 지표로 경제를 평가받고 싶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민은 그렇게 평가하지 않는다. 체감경기로 한다. 요즘 많은 사람이 ‘한 집 건너 한 사람은 실업자’ 라며 낙담하고 있다. 또 주부들은 생활용어처럼 ‘마켓 가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이같이 국민은 실업과 소비 부문으로 경제를 평가한다. 따라서 통계청이 이번주에 발표할 ‘5월 고용동향’(13일)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할 ‘3분기 고용전망지수’(12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취직이 잘돼서 고용이 늘어야 가계 소득이 는다. 그래야 사람들이 옷도 사고 외식도 많이 해 소비가 활성화되고 기업 생산이 증가한다. 국민은 고용률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다. 『불황의 경제학』 저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불황’을 언급했다. 실업률 지표상 잡히지 않는 실업자를 따진 것이다. 실업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사람만 통계에 넣기 때문에 허수가 많다. 고개만 돌려도 취직 못한 사람이 천지인데도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3.4% 정도라고 하니 누가 믿겠는가. 그래서 취업자 수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비율인 고용률을 많이 따진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60% 안팎이다. 선진국이 75%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노 대통령은 수출이나 주가 말고 고용률로 경제적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사족을 붙인다면 다른 나라도 그렇게 따진다.
 
▶지난주
6일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인상=물가상승 압력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 금리를 3.75%에서 4.0%로 올렸다
7일 소비자기대지수 2개월째 상승=5월 국내 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어섰다
8일 콜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시중 유동성이 계속 증가하면 콜금리 목표치를 올려 유동성 환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한은은 콜금리를 연 4.50%로 10개월째 동결했다 

▶이번주 
12일 中 소비자 물가지수 발표=지수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 세계적인 인플레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
13일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FRB) 의장 연설=뉴욕서 열릴 모기지 콘퍼런스에서 민감한 주제인 주택시장과 관련해 발언한다
14일 국회 재경위 소위=자본시장통합법 통과될지 주목.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증권사 소액결제를 허용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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