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닿는한 뛸겁니다〃-체전 28번째 출전 박정룡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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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제73회 전국체전 사격트랩 대표선수로 출전한 박정룡(47)씨가 이번 대회를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전국체전 28번 출전, 대구체전 세번 연속출전.
지난 64년 제45회 인전체전에 첫 출전, 전국체전과 인연을 맺은 박씨는 지금까지 29번의 전국체전중 단한번을 제외하고 28번이나 참가, 대구선수들 중 최다출전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56회(75년)·65회(84년)에 이어 세번 연속 향토 대구에서 벌어진 체전에 출전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씨가 유일하게 불참한 대회는 77년 58회 광주체전. 이전까지 줄곧 경북선수로 출전해온 박씨는 당시 육군에 복무한 관계로 서울대표로 선발됐으나 고향팀을 등지고 나갈 수 없다는 「양심의 가책」때문에 출전을 포기했다.
대구· 경북이 분리된 초년부터 대구팀 일원으로 출전한 박씨가 전국체전에서 획득한 메달은 금메달10개를 포함, 모두 30여개를 헤아리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개인전 및 후배 2명과 함께 짝을 이뤄 단체전에도 출전, 2관왕을 노리고 있다.
비록 선수 신분이지만 고향인 대구에서 벌어지는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개막일인 10일에도 경기 시설을 설치하는 등 1인2역을 하느라 눈코 뜰새 없어 개막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을 정도.
『56회 대회때는 칠곡사격장에서 경기했으나 운영이 미숙, 대회가 축소 진행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박씨는 『84년 현재의 봉무사격장이 완공된 이후대구 사격이 급성장을 이루었다』고 회고했다.
고등학교때 동네 어른들이 사냥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 처음 총을 잡게된 박씨는 고교졸업과 동시에 선수로 활약하며20여년 동안 국내 트랩사격의 간판선수로 군림해 왔다.67, 71년 아시아선수권에 이어 78년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잇따라 출전한 박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대표팀 감독으로 신분이 격상(?) 됐다.
대구시 검단동에서 채소농장을 운영하는 박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하루 5시간씩 훈련해왔는데 체력이 닿는한 계속 전국체전에 출전하겠다고 기염.
부인 곽명숙(45)씨 사이에 3남을 두고 있다. 【대구=체전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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