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제2 레이건'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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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정치인을 겸업해 온 프레드 톰슨(64.사진) 전 테네시주 상원의원이 '제2의 로널드 레이건'으로 주목받으며 공화당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NBC 방송 인기 드라마 '법과 질서(Law & Order)'에서 검사 역으로 출연해 온 톰슨은 온라인 매체인 라스무센 리포트의 최근 조사에서 지지율이 17%로 치솟으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23%)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지난달 31일 출마를 선언한 톰슨은 "구태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동영상과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다가가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톰슨은 철저한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왔다. 상원의원 시절 낙태 금지법과 감세안에 찬성했다. 또 이라크 전쟁을 적극 옹호하고 이민 제한을 주장했으며, 동성 결혼에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이달 초 톰슨의 연설회에 참석한 복음주의 단체 '전국정책위원회(CNP)' 회원들은 톰슨의 등장에 열광했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잦은 이혼 경력에다 낙태 찬성론자인 줄리아니, 공화당의 지지 기반인 복음주의 세력을 '편협하다'고 비난해 온 존 매케인, 그리고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모르몬교도 출신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다른 후보와 달리 톰슨은 '정통 공화당원'으로 통해 왔다.

여기에 1m95.6㎝의 장신에다 카리스마 넘치는 용모.음성과 20년 넘는 영화 출연 경력으로 쌓은 '제2의 레이건' 이미지도 강력한 무기다. 톰슨의 오랜 친구인 매케인은 "내가 톰슨의 목소리를 가졌으면 이미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앨라배마주 출신인 톰슨은 밴더빌트 법대를 졸업한 뒤 연방검사보로 재직하다 1973년 워터게이트위원회 특별검사로 닉슨 전 대통령의 도청 진상을 파헤쳐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85년 배우로 변신한 뒤 '붉은 10월' '다이하드 2' 등 영화 20여 편에 출연했다. 이어 앨 고어가 부통령이 되면서 공석이 된 테네시주 상원의원에 당선해 94~2003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뒤 할리우드에 복귀, '법과 질서' 등에 출연하는 한편 보수 진영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북한에 대해 보수.강경 입장을 보여왔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바로잡습니다 "미국에 '제2의 레이건' 나올까" 기사에서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모르몬 교도…" 라고 보도했습니다. 모르몬교는 과거 일부다처제를 수용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미국 법률에 따라 더 이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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