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훈련 사고' 원묵초교 10억 들여 환경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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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발생한 소방안전 훈련 사고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서울 원묵초등학교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학교 환경 개선에 나선다. 학교 운동장과 주요 시설 등을 교체해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학생들이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6억5000만원을 들여 학교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깔고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는 책상과 걸상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4억4000만원을 투입해 건물 외벽을 새롭게 칠하고 교실 바닥을 교체하고, 화장실도 수리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당시를 떠올릴 수 있는 학교 풍경을 바꿔 학생들이 하루빨리 사고를 잊게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서울시 등은 다음달께 공사에 착수해 올 여름방학 중에 환경 개선 사업을 마칠 예정이다.

서울시 보건당국이 당시 사고를 목격한 이 학교 학생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들 중 절반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란 대형 사고를 경험한 목격자가 사고 이후에도 심각한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원묵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17일 학생들과 학부모가 소방 안전 훈련을 받던 중 사다리차 와이어로프가 끊어지면서 사다리차 바스켓에 타고 있던 학부모 3명이 27m 높이에서 추락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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