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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학생 10명 등 백20명에 장학금|지난 3월 "노벨 재단의 두배" 기금 출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일본 최대의 장학재단 헤이와나카지마 재단이 2일 설립 후 첫 장학사업으로 1백20명의 학생에게 월 10만∼20만엔씩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재단은 지난 3월23일 한국계 일본인 나카지마 겐기치(71·한국명 정동필)씨가 사재 5백억엔을 털어 만든 것이다. 그는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 헤이와공업과 자신의 이름을 따서 재단이름을 헤이와나카지마로 했다.
그가 출연한 장학기금 5백억엔은 노벨평화재단의 2배나 되는 거액이다 그러나 나카지마씨가 한국계 일본인인데다 빠찡꼬기계 메이커를 운영해 돈을 번 때문인지 일본매스컴에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재산 도피의 수단으로 장학재단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고 삐딱하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이 재단은 1차년도인 금년의 경우 우선 장학생 선발 사업만 하고 내년부터 국제학술공동연구·아시아지역중점학술연구·해외학자초청·국제교류 등에 관한 지원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올해 선발된 장학생은 해외 20여 개국에서 일본에 공부하러온 유학생 1백명과 외국에 나가 공부하려는 일본학생 20명 등 1백20명이다. 이중에는 한국인 유학생도 10여명 포함되어 있다.
일본에 유학 온 외국대학생에게는 월 10만엔, 대학원생에게는 월 12만엔씩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급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이며 연장도 가능하다. 해외에 나가는 일본인 유학생의 경우 대학생은 월15만엔, 대학원생은 월20만엔씩 지급되며 기간은 2년이다,
헤이와나카지마재단은 지난 6월29일부터 7월31일까지 일본의 각 대학으로부터 신청자를 접수받아 이를 심사위원들에게 위촉, 1백20명을 선발했다.
이 재단의 설립자 나카지마씨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 8월호가 뽑은 일본의 억만장자 42명안에 들어갈 정도의 부자다. 포브스가 평가한 그의 총재산은 약 3천1백억엔이다. 그는 89년 포천 9월호가 발표한 세계30대 부호안에 이름이 들어가면서 무명 빠찡꼬업자에서 일약 세계적인 부호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충북 청주 태생인 나카지마씨는 19살 때 일본에 건너가 부두노동자 등으로 전전하며 고학으로 와세다대·다쿠쇼쿠대를 다녔다. 49년 평화공업의 전신인 평화상회로 빠찡꼬업계에 발을 디딘 후 60년 빠찡꼬기계의 제조와 판매를 목적으로 동화공업(현재의 평화공업)을 창업했다. 평화공업은 부단한 기술개발로 새로운 빠찡꼬기계를 만들어 빠찡꼬제조업체중 최대업체로 부상했다.【동경=이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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