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유전자 치료 효과 "탁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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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여러 종류의 암중에서 뇌종양은 기존의 어떤 요법으로도 치료가 잘되지 않는 악성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한 뒤 약물로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유전자치료법(Gene Therapy)이 최근 미국에서 개발돼 뇌종양환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근착 디스커버지는 미 국립암연구소의 면역학자 케네스 컬버 연구원팀이 뇌종양치료를 위해 새로 고안한 유전자치료법을 쥐에 실험한 결과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유전자치료법은 원래 선천적인 유전자 결함에 의해 생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요법. 예컨대 혈액세포가 어느 특정 효소를 만들지 못한다면 문제세포의 일부를 추출, 여기에 그 효소를 만드는 작용을 하는 유전자로 갈아끼운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 효소를 만들게 한다는 것이다.
컬버연구원팀이 2년전 개발해낸 이 치료법은 단일 유전자결함에 의한 질환의 치료는 가능하나 암과 같이 여러 유전자의 결함에 의한 질환은 치료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그 후 2년여의 연구결과 컬버연구원팀은 특정약물에 잘 죽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암세포에 끼워 넣은 뒤 약물로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을 개발해내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팀이 암 치료를 위해 선택한 유전자는 헤르페스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디미딘 키나제(Thymidine Kinase)라는 효소로부터 추출됐다. 이 효소는 헤르페스바이러스에서 DNA복제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간시클로버라는 특정약물과 반응하면 곧 DNA합성을 멈춰버리는 약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컬버연구원팀은 바로 이점을 이용했다. 즉 암세포로 하여금 디미딘 키나제를 생산케 한 뒤 간시클로버를 투여하면 암세포는 무한증식을 하지 못한 채 결국은 죽어버리게 된다는 원리였다.
1년전 14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수일 내에 11마리에서 뇌종양 세포가 사라지고 나머지 쥐에서는 종양이 수축돼 있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컬버연구원팀은 올 가을중에 20명의 뇌종양환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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