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유력 주자 '탐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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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4일 한나라당 '빅2'를 연쇄접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만났다. 통역과 배석자 한 명씩만 대동한 채 마주 앉은 두 사람은 1시간40여 분에 걸쳐 아침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버시바우 대사는 오후 2시30분 서울 여의도 엔빅스 빌딩에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는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를 배석시킨 박 전 대표와 30여 분간 대화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야당의 대선 주자 두 명을 이처럼 한날에 잇따라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2002년 한국 대선에서 당선자 예측에 실패해 노무현 정부 초기 외교에서 애를 먹었다"며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주자에 대한 탐구작업을 일찌감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와 '빅2' 사이에선 지난달 29일의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에 대해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과 버시바우 대사는 6자회담 등 남북 문제와 연말 대통령 선거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를 만난 뒤 "이미 예정돼 있었던 만남"이라며 "북핵 문제와 방코델타아시아(BDA), 대북 관계 등에 대해 폭넓은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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