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국내 최고 솔 싱어 & 래퍼 윤미래 5년 만에 단독 콘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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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솔 싱어이자 래퍼로 평가받는 윤미래(26).

그는 두 얼굴을 가진 가수로 불린다. 애절한 발라드와 파워풀한 힙합, 두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또한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라는 점도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지탱하는 큰 자산이다. 데뷔 10년을 맞은 그는 자신의 몸에 두 가지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3집 앨범 'T3 -윤미래'를 내놓으며 당당히 자신의 뿌리를 밝혔다. '검은 행복'이라는 노래를 통해서다. 그는 15, 16일 서울 광장동 멜론악스에서 5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연다. '윤미래와 타샤'라는 타이틀처럼 여성 듀오 '타샤니'로 활동했던 모습과 솔로가수 'T'로 활동하는 현재 모습을 모두 보여주겠고 했다.

-타샤니의 윤미래와 솔로가수 윤미래는 어떤 차이가 있나.

"타샤니 때는 어렸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슬픈 노래, 사랑 노래를 불러도 느낌이 부족했다. 그 사이 소속사 문제 등 여러 일을 겪고 나니 표현이 더 자연스러워졌다. 슬픈 노래를 부를 때 슬펐던 경험을 떠올린다."

-'검은 행복'에는 혼혈아로서 겪었던 자전적 얘기가 담겨 있다.

"손가락질 받았던 슬픈 경험이 가사에 담겨 있지만, 이 곡은 해피엔딩이다. 그런 힘든 일들을 음악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편견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음악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솔과 힙합 중 어디에 더 애착이 가나.

"무대에서는 힙합을 더 좋아한다. 관객에게 에너지를 주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 있을 때는 발라드를 많이 듣는다. 성격도 양면적이다. 힙합의 거침도 있지만, 눈물도 많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면서도 운다."

-바비 킴과 함께 부른 '비코즈 아이 러브 유'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기타 리프나 멜로디 등 옛날 솔의 맛이 느껴져서 좋아한다.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빠가 그런 노래를 많이 들려주셨다. 그래서 친숙한 것 같다. 친숙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윤미래의 힙합은 정말 다르다는 말을 많이 한다.

"힙합의 본질은 솔직함이다. 큰 바지 입고 매너 없이 행동하는 게 힙합은 아니다. 실제 그렇게 살지 않으면서 랩에 고급차, 여자, 돈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솔직하지 않다. 음악을 통해 자신의 살아가는 얘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 힙합이다. '검은 행복'처럼 말이다. 50년 뒤에 들어도 유치하지 않은 진실한 음악을 하고 싶다."

-공연에서 아버지가 함께 무대에 오를지가 관심사다.

"내가 음악을 사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빠이기 때문에 이번 앨범 작업을 아빠와 함께했다. 아빠에게 일단 연습은 해두라고 했다. 만약 수줍어서 무대에 못 올라오시면 객석 자리에 스포트라이트라도 비추려고 한다. (웃음) 다음 힙합 앨범에는 엄마도 꼭 작업에 참가시킬 계획이다."

-지금 가장 힘든 게 있다면.

"음악만이 나를 힘들게 한다. 그렇지만 행복도 그만큼 크기 때문에 헤어질 수 없다. 그래서 음악은 내 남자친구다. 이번 공연에서 '검은 행복'을 부를 때 아빠도 함께 무대에 오르고, 관객도 교감해 준다면 정말 행복한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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