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의 상징적인 얼 필요성 절감 유지·이념계승 사회 기름지게 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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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제치하의 독립운동은 중앙에 알려져 있다고 비중 있게 다뤄지고 지방에 묻혀있다고 소홀치 다뤄져서는 안됩니다. 논산의 애국지사 배영직옹은 3·1운동을 전후해 계속해서 농촌자력갱생운동과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다가 일경에 잡혀가 곤욕을 치른 끝에 옥사하신 분이지요. 뒤늦게나마 지역인사들이 유지를 받들게 돼 다행스럽습니다. 충남논산에서는 3·1운동 당시 충남논산군두마면일대에서 농촌자력갱생운동과 독립운동을 펼치던중 일경에 체포되어 2년여의 가혹한 옥고 끝에 사경을 헤매다가 출옥한지 사흘만에 순국한 애국지사 배영직옹의 공적을 되새기고 유지를 기리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 화제. 오는10월15일 논산읍 관촉리 반야산공원묘지에 건립될 배옹 공적비의 건립추진위원장은 40여년동안 「비사표」성냥을 전국에 보급해온 논산 남성성냥공장 박주래회장 (71·사진). 일제때 소학교를 마치고 농사를 짓다가 사업에 손을 대 자수성가, 독특한 전통기업을 일궈온 그는 논산지역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오늘날 변화의 시대를 맞아 전통과 윤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훈련소와 벼농사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온 논산사회에도 어떤 상징적인 얼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 마침 달성 배씨 종친회 배윤환회장의 권유도 있고 백제병원이사장인 이덕희고문, 논산문화원장 하기수위원, 태성관광대표 김준태위원등 지역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훌륭한 사업을 펼치게 됐지요.』
거명된 유지외에도 박외과원장 박대관씨, 전·현직농지개량조합장인 이재옥씨와 김갑생씨, 군 민원상담관 지상언씨, 대전일보총국장 이완호씨등이 동참해줬고 2백여만원의 건립비모금에는 20여명의 인사들이 협찬해줬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다수의 지역인사들이 독립유공자들의 이념과 유지를 이어받는데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고 했다.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조상을 섬기는 우리 선열들의 체취는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주변에 늘 자리잡고 함께 숨쉬고 있어요. 조상의 얼을 되새기고 업적을 선양하는 뜻은 보다 사회를 기름지게 하고 젊은이들을 올바로 가르치자는 우리들의 조그만 충정입니다.』
성냥산업의 쇠퇴로 갈수록 사업이 힘들지만 본래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이니만큼 올바른 사회사업을 계속해가겠다고 다짐하는 그는 오는10월15일 오전11시 공적비 건립식에는 초청장이 없더라도 사회 각계각층에서 참석해 격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논산=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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