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얼굴) 삼성 회장은 1일 "(한국 경제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고생하는) 샌드위치 상황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샌드위치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보이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회장은 그 원인으로 교육제도를 지목했다. 현재의 획일적 교육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말을 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라며 '샌드위치 위기론'을 처음 제기했다. 또 3월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2007 투명사회협약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는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4, 5년… 6년 뒤 아주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샌드위치 상황이 더 심해진 이유는.
"교육제도가…. 인재를 천재로 키워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이 회장은 1993년 이른바 '신경영'을 주창하면서부터 천재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론' 을 역설했다.)
-교육제도와 입시제도에서 특히 어떤 점이 문제인가.
"교육이 획일적이다. 교육도 21세기에 맞춰야 한다."
(※획일적인 교육이 21세기 경영에 필요한 창의성 있는 인재를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어떤 점이 21세기에 맞지 않나.
"전부 다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선진국 따라 하면 된다."
-기업은 인재 육성을 잘하고 있나.
"기업은 항상 하고 있다."
-인재 양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자체적으로도 키워야 하고, 외국에서 스카우트도 해야 한다."
(※삼성은 해외 유명대학 출신의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과 MBA 출신 마케팅 인력 등을 해마다 수백 명씩 뽑고 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