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투·타 휩쓴″겁 없는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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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 프로야구는 세대교체의 완성기로 평가된다.
신인 등 영 파워의 거센 도전에 관록을 자랑하던 고참들이 속설 없이 무너진 한해였다
이에 따라 8개 구단의 터줏대감 격이던 고참들은 주전자리를 잃게되었고 그 자리에는 패기에 넘치는 신예들이 대거 들어서 프로야구 전반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마운드에서 불어온 새바람은 세대교체라기보다 일종의 충격이었다.
10대 고졸투수들인 염종석 (염종석·롯데 ) 정민철 ( 정민철·빙그레)과 연습생출신인 오봉옥(오봉옥·삼성)은 데뷔 첫 무대에서 상상을 뒤엎고 승승장구를 계속, 일약 팀의 주전투수로 떠올라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신인으로서 MVP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염종석은 1백26게임 중35게임 (28% ) 에 등판,17승9패6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를 3위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 됐고 정민철도 중반 한때 한용덕(한용덕)의 부진으로 비틀대던 빙그레 마운드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
염은 투수최고의 영예인 방어율l위(2·39), 다승2위를 기록했고 정은 14승4패6세이브로 방어율2위(2·50) 승률2위, 다승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주도에서 돌팔매질로 어깨를 단련하다 프로에 입단한 오봉옥의 성공사례는 마운드의 반란으로까지 해석된다..
오는 당초 패전처리용 투수 정도로 치부되다가 행운이 겹치면서 잠재력이 살아나 승률l위까지 차지하는 깜짝쇼의 주인공이 됐다.
13승무패인 오는 마운드가 허약한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로까지 꼽힐 정도로 주가가 치솟고있다·
이밖에 태평양 안병원(안병원·9승8패4세이브 ), 롯데 김상현 ( 김상현·7승9대3세) 윤형배 ( 윤형배·8승4패3세이브) 등도 수준급 투구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운드의 돌풍과 함께 내 외야의 수비에도 새바람이 불었다.
특히 이 바람은 8개 구단 중 세대교체가 가장 늦었던 삼성 쪽이 거셌다.
삼성은 준족호타인 동봉철 (동봉철) 이 입단하면서 창단 멤버인 장태수 ( 장태수·36)를 주전에서 밀어냈고 허규옥(허규옥·36) 은 2년 생 윤용하 (윤용하) 에게 자리를 내줬다.
또 내야수비가 견실하고 타격이 좋은 정경훈(정경훈타율0·29l) 을 올라운드 수비수로 투입, 유중일 (유중일) 김용국 (김용국) 의 분발을 촉구했다.
롯데도 은퇴를 앞둔 장효조 (장효조)대신 이종운 (이종운·0·314)을 키워 성공했고 공석이던 유격수에는 박계원(박계원)이 둥지를 틀었다.
해태는 원년 고참인 김종모 ( 김종모·33 ) 가 2년 연속부전으로 이호성 (이호성·0· 278) 이건열 (이건열·0·271) 등에 밀려 설자리를 잃었고 김성한 (김성한·0·262) 한대화(한대화·0·271)도 퇴조 기미를 보이며 박철우 (박철우) 홍현우(홍현우) 에게 중심타자 역할을 내맡겨야 했다.
한편 쌍방울의 김기태(김기태) 는 홈런 31개를 날려 2년 연속 홈런2위에 올라 신세대 슬러거로 자리잡았고, OB 2년 생 임형석 (임형석) 도 홈런26개 (3위)를 때려내 홈런타자 대열에 들어섰다.
타격에서는 박정태(박정태·0·334)홍현우 (0·335) 동봉철 (0·316), 이종운, 송구홍 (송구홍·LG·0·303) 등이 선배들을 제치고 타격10걸에 랭크돼 역시 이 부문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8개 구단 전력의 주축이 1, 2년 생 신예들로 바뀌게됨에 따라 이름뿐인 고참선수들의 은퇴가 불가피해졌고 올 시즌을 끝으로 프로야구의 세대교체는 대부분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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