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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강국이 될 것인가' 국제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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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은 얼마나 강국인가'. 떠오르는 중국을 보면서 누구나 궁금해하는 주제다. 서울대와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가 공동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 국제 심포지엄이 30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 회의실에서 열려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30여 명의 국내외 중국 전문가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국으로 갈 수 있지만, 문제를 잘 극복해야 한다"이다. 다음은 발제와 토론 요약.

◆ 영국 노팅엄 대학 정융녠(鄭永年) 교수=중국의 불확실성을 푸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산당이다. 당은 과거 황제가 인격화한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이고 분권적이었던 황제와 달리 공산당은 고도로 중앙집중적이다.

세계의 자본주의는 중국 공산당의 변화를 자극하는 거대한 힘이 되어 개혁을 바르게 인도하고 있다. 말하자면 중국 공산당과 세계 자본주의는 날로 상호 의존성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산당이 외부 환경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어떻게 변화를 계속할 수 있을지가 중국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

◆ 중국 인민대 팡중잉(龐中英) 교수=지금까지 중국은 조용한(low key) 외교를 벌여왔으나 현재는 핵심적인 국제 행위자(key international actor)가 될 방법을 찾고 있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세계 외교체제를 배워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다소 경직되고 기계적인 외교 시스템을 유연하게 개혁하는 것이 웅비를 위한 과제다.

◆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윙 T 우 연구원=중국 경제를 질주하는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앞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문제, 전력공급 차질을 해결하는 것이 과제다. 하드웨어 장애는 생산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은행의 위기, 사회간접자본 지출을 줄일 수도 있는 예산의 위기를 말한다.

소프트웨어 문제는 정부의 관리 능력이다. 고도성장에 따른 급격한 소득 불균형과 부패를 막지 못하면 질주하는 차 안에서 승객들이 싸움을 벌여 차량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전력 공급의 문제는 차의 동력을 끊는 환경 차원의 붕괴와 무역 전쟁으로 인한 중국 수출의 타격이다. 이를 잘 극복하는 것이 발전의 과제다.

◆ 은종학 국민대 교수=중국의 과학기술 역량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는 중국의 연구개발(R&D) 지출이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 환산한 금액이며, 실제 지출 금액만 보면 중국은 독일 다음의 세계 4위다.

과학기술 부문에서도 중국 내 외자 기업에 의해 생산공정이 글로벌 체제로 만들어지고 있는 점, 중국의 특허출원에서 외자 기업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결국 중국이 역량을 한 단계 더 키우기 위해서는 외국의 기술을 흡수하는 능력과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을 개선해야 한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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