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야스쿠니 참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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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의 반발 속에 30일 일본 방문을 강행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총통이 일본 기자들에게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은 방일을 허용한 일본 정부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는 "개인의 신앙 문제"라고 반박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리덩후이 전 총통은 이날 나리타 공항 도착에 앞서 기내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이번이 내 생애 마지막 일본 방문이 될지 모르겠다"며 "내 형이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모셔져 있다. 동생이 참배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개인 자격으로 참배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력 비판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중국 정부를 자극할 만한 발언이었다.

중국 정부의 대만사무소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를 겨냥해 "대만 독립세력에 활동 무대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 전 총통의 방일을 주선한 국제교양대의 나카지마 미네오(中嶋嶺雄) 교수는 경호상의 문제를 들어 "참배는 있을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실제 참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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