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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선수」에 병역 혜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여름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일부선수들이 포상의 하나로 병역 특례보충역 혜택을 입었다는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국방의 의무를 쌈짓돈처럼 스포츠의 부상으로 내놓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현역 사병들은 그럼 돈도「빽」도 없고 운동신경까지 둔해빠진 무지랭이들이란 말인가.
아마 국방의 의무 면제를 포상에 끼워 주는 하찮은 상품으로 전락시킨 사람은 소위 지도층일 테고 그들의 결정은 이미「국방의 의무가 심신이 건전한 대한민국 남성만이 누리는 신성하고 자랑스러운 권리」라는 학교교과서의 표현을 궤변이라 비웃고 있다.
병역의 끼워주기는 군을 마지못해 끌려가는 곳으로 인식시킴으로써 우리 군으로부터 가장 강력한 무기인 자발성에서 우러나는 사기를 거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수십·수백 배의 병력을 가진 아랍을 제압하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이「유대인만이 징병된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하고있다는 사실쯤 모를 리가 없을텐데도….
그 기사는 또『특례보충역혜택이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어서 더욱 의미가 큰데…』라는 덧붙임을 달아 이 기사를 쓴 중앙일보 기자가「메달선수」들이 병역포상의 막차라도 타게된 것이 스포츠진흥을 위해 아주 다행스럽다는 여운을 남겼다.
스포츠담당자라고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이 국방보다 중요하다는 것인지, 독자들에게 사실을 알린 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것인지…. 담당기자의 문제의식을 촉구한다.
주진우<서울노원구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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