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코치·구단「3박자 야구」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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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일까지 정규시즌 1백61일 중 1백54일 동안 1위를 고수, 시즌동안 95.6%의 고공비행을 해온 대권4수 생 빙그레가 한국시리즈에 직행, 처녀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빙그레가 시즌 내내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수·코칭스태프·구단의 3위 일체 된 조화에서 비롯됐다.
빙그레가 이같이 직행티켓을 따내게 된 것은 8개 구단 중 최고인 1백40개의 팀홈런 등 폭발적인 타선의 집중력과 유일하게 3점 대의 팀 방어율(3.72)을 기록한 마운드와의 조화에서 이뤄졌다.

<빙그레1위 저력>
타격1위인 이정훈(이정훈, 0·357)과 홈런더비 1위인 장종훈(장종훈·38개)이 타선을 이끌고 이강돈 (이강돈·타격4위, 0·323 ) 등의 결정타가 위력을 발휘했으며, 이들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은 8개 구단 중 압권.
이정훈은 허리부상에도 불구, 찬스메이커 겸 해결사로 나서 공·수를 비롯, 날쌘 주루플레이로 상대수비를 교란시키는 1인3역을 해냈다.
장종훈은 국내최고의 슬러거답게 승부처에서 한방씩 터뜨리고 중압감으로 상대투수를 압도, 팀타선이 활기를 띠게 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이강돈 또한 팀 리더로 탄탄한 팀웍을 선도했다.
또 20세의 신인 정민철 ( 정민철) 이 무려 14승이나 올려 에이스 한용덕(한용덕)의 부진과 1억 원의 몸값을 받고 입단한 국가대표출신 지연규(지연규)의 공백을 메워 주었으며 좌완 에이스 송진우 (송진우) 와 장정순 (장정순)이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17승으로 다승 2위인 송은 빙그레의 고비 때마다 불을 끄는 소방수 역과 선발 및 중간계투 등 전천후로 출격, 직행티켓을 거머쥐는 일등공신이 됐다.
이와 함께 2진급선수들의 불같은 투지는 아무 때나 투입해도 탄탄한 선수 층을 형성, 근성의 팀으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다이아몬드의 롬멜」이라고 불리는 김영덕(김영덕)감독의 대타작전과 적절한 투수교체 등 뛰어난 용병술은 한국시리즈 직행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86년 국내프로야구 제7구단으로 창단, 2년간의 도약기를 거치며 88년부터 7년간 4차례의 한국시리즈 진출 등 초고속성장의 밑거름은 특히 주전들의 경력이 5∼7년째를 맞아 패기와 기량이 적절히 조화된 젊은 폭발력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최후의 축배를 들기 위해선 한국시리즈에서만 3패를 당하고 올 시즌 4승12패의 열세를 기록한 해태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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