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때 온갖 방해 받았다”/연기 출신 국민당 박희부의원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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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자 김 총재와 관계설은 당치 않은 모함/한 전군수도 공공연하게 관권선거 주도
연기 관권 개입선거의 피해당사자인 박희부의원(국민당)이 정주영대표의 북미주 순방 수행과 한일의원 연맹총회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7일 아침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박 의원의 일성은 『답답하다』는 것이다. 당명에 따라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느라 국내에 없었는데 일부에서 『정치 이슈화를 회피한다』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며,또 자신이 당한 경험과 지역구 사정을 감안할때 한준수 전군수를 「정의·양심의 인물」로 부각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3·24 총선에서 지역구인 연기에서 선거도중 겪었던 실상은.
『한 전군수로부터 당한 일들은 필설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사람만 가지고 얘기해서는 안된다. 모든 부정은 임재길후보(민자·전청와대 총무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임씨는 자기 입으로 「4천명을 청와대에 관광시켰다」고 말할 정도다. 청와대 총무수석 출신이 후보로 나섰으니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은 부정의 극에 달했던 것이다.』
­구체적 피해사례는.
『선거운동원이 움직일 때마다 고발당했다. 대부분 임 후보가 한 전군수를 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대부분 소취하됐다. 운동 막판에는 1백만원을 받은 민자당 운동원이 나를 찾아와 신고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도 후환이 두렵다며 자기 이름으로 고발하려 하지 않더라.』
­자의든,타의든 사건 직후 귀국해 정치이슈화를 안시킨 이유는.
『공식일정이라 일본에 갔었다. 솔직히 일본에 안갔어도 한 전군수를 「양심인사」로 치켜세울까봐 성급히 정치이슈화를 하기 어려운 처지다. 한씨가 워낙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지역민심이 모두 돌아섰다. 지역민들이 군수를 쫓아내려고 연판장까지 돌렸다.』
­박 의원의 침묵이 김영삼민자당총재와의 30여년 인연과 민자당 입당 가능성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한씨 사태와 그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근거 없는 모함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디까지나 당의 조사단원으로 공식입장에 따라 부정선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지역구에 가 많은 자료를 수집·정리해 오겠다.』<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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